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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수의 건강&생활] 혈관을 미리 살피는 지혜, 하지정맥류와 투석혈관 초음파
이길수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8.19. 03:00:00
[한라일보] 우리 몸의 혈관은 끊임없이 피를 운반한다. 하지만 혈관은 피부 속에 있기 때문에 겉으로만 보아서는 그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이때 매우 유용한 검사가 바로 혈관 초음파 검사다. 초음파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혈관의 모양뿐 아니라 혈액이 실제로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하지정맥류다. 다리에 혈관이 튀어나왔다고 해서 모두 같은 하지정맥류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혈관보다 혈액이 거꾸로 흐르는 정맥 역류가 있는지, 그리고 어느 혈관에서 문제가 시작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혈관 초음파를 이용하면 피부 아래에 있는 복재정맥과 같은 주요 정맥의 크기와 구조를 확인하고, 혈액의 흐름을 측정해 정맥 역류의 위치와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혈관이 튀어나왔다'는 외관만 보고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와 혈류의 이상을 근거로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치료 후에도 혈관이 제대로 폐쇄됐는지, 새로운 역류가 발생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음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음파의 유용성은 정맥류 시술을 할 때도 증명된다. 눈으로 치료 범위를 정하는 것보다는 시술 중 초음파를 이용해 병변 부위를 정밀하게 파악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시술의 결과도 좋게 하고 환자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초음파의 중요성은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의 투석혈관에서도 분명하다. 혈액투석을 위해서는 팔에 동정맥루나 인조혈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 혈관은 투석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좁아지거나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투석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충분히 흐르지 않아 투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더 심해지면 혈관이 완전히 막혀 투석혈관을 사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환자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혈관 초음파를 이용하면 혈관의 좁아진 부위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혈류 속도와 혈류량, 혈관의 구조와 주변 조직의 상태까지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혈관의 이상을 발견하고 필요한 치료를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하지정맥류와 투석혈관은 서로 전혀 다른 질환처럼 보이지만, 혈관 초음파라는 관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혈관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그 상태를 완전히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혈관 초음파는 혈관을 단순히 '보는' 검사가 아니라 혈관 안에서 피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증상이 생긴 뒤에 혈관을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혈관의 변화를 미리 발견하고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도 초음파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문제가 생긴 뒤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정기적으로 혈관의 상태를 확인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길수 제주수흉부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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