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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 보존·관리 체계 재정립해야" [오름정책토론회]
'오름의 가치 재조명과 지속가능한 보전.관리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제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27일 개최
사라지는 오름 초지 관리 보전 전환, 지명 유래 등 역사 검토 필요 제시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입력 : 2026. 08.27. 14:50:24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양홍식)와 제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회장 이상윤)는 27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 오름의 가치 재조명과 지속가능한 보전·관리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강희만 기자

[한라일보] 제주 오름 초지의 생태문화적 가치에서부터 오름 지명의 어원과 해독에 이르기까지 오름이 지닌 다양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토대로 체계적인 보전·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양홍식)와 제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회장 이상윤)는 27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 오름의 가치 재조명과 지속가능한 보전·관리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라일보와 뉴시스 제주본부가 공동 주관했으며, '제주 오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지키자'를 주제로 전문가 주제발표와 정책토론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양홍식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가 제주의 오름이 지닌 가치를 재조명하고, 나아가 오름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윤 제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도 "제주의 보물인 오름의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오름이 지닌 역사적·자연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임재영 박사(뉴시스 제주본부장)는 '제주 오름초지의 생태문화경관 소실과 보전·관리방향을'주제로 발표에 나서 우마 방목과 불베기 등 전통적인 이용이 줄고 곰솔과 관목이 확산하면서 사라지는 오름 초지와 개방형 경관 실태를 설명했다.

27일 임재영 박사가 주제발표에 나서 제주 오름초지의 생태문화경관 보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임 박사는 "제주의 오름 초지는 화산지형 위에 자연적인 식생과 인간의 목축·채초, 소와 말의 활동이 오랜 시간 중첩되며 형성된 반자연적 성격의 생태문화경관이다"면서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그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할 수 있고, 자연공존지역은 장기적으로 그 관리가 만들어낸 생물다양성 성과를 국가적·국제적 보전체계와 연결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결국 오름 초지 정책은 방치하는 보전에서 목표를 정하고 관리하는 보전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임 박사는 그러면서 "제주 오름의 초지를 지킨다는 것은 나무를 없애 과거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일이 아니다"면서 "자연과 사람, 가축이 오랜 시간 함께 만들어온 생태계와 문화의 다양성을 현재의 보전제도 속에서 다시 인정하고, 숲과 초지가 함게 지속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만드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는 김찬수 박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가 '제주도 오름 지명 해독의 문제점과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낫덨다.

김 박사는 현재 널리 알려진 오름과 관련된 지명 유래가 역사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한자 뜻이나 오름 모양에서 유래를 찾기보다는 고문헌에 나타나는 최초 표기와 시대별 이표기, 주민들이 사용하는 실제 발음, 지형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7일 김찬수 박사가 오름 지명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김 박사는 "오름 지명 연구는 결국 제주인의 전통적 화산지형 인지체계를 복원하는 연구로 확장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개별 연구자의 어원풀이를 넘어 체계적인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 박사는 이어 "오름은 남아 있고 이름도 남아 있지만, 그 이름을 만들었던 말과 그 말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자연인식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오래된 이름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수백개의 지명 속에 흩어져 남아 있는 오래된 언어의 흔적을 찾아 그 소리와 의미 변화, 어근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았던 제주인의 인지체계를 복원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제주 오름 초지… "맞춤형 관리 전환 필요"

주제발표에 이어진 오름 정책토론에서는 제주 오름의 생태·문화·경관 소실에 따른 보전·관리를 제도화하고,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이남근 제주도의회 의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박찬식 전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 좌명은 오름연구소 올 사무국장, 고윤정 제주도 환경정책과 곶자왈생태관광팀장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곰솔림 확산과 초지 관리, 주민 참여 방안 등을 중심으로 오름의 체계적인 조사와 보전·관리 방향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남근 의원은 토론에 앞서 "제주의 오름은 제주의 자산이다. 생태관광을 통해 앞으로 제주도가 개발하고 보존하며 이용해야 할 자산 중 하나"라며 "환경도시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이 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집행부와 협의하고, 오름이 제주의 소중한 자산으로 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좌명은 박사는 오름 초지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좌 박사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실시된 나비 조사에서 65종, 3만6000여 개체의 나비가 확인됐다"며 "이중 아직 초지형 나비의 분포가 산림형 나비보다 높지만, 초지가 점차 줄어들면서 초지형 나비 역시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지 면적이 유지되더라도 내부 야생화 등 식생의 다양성이 소실되면서 나비 서식 환경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며 "단순한 면적 보존을 넘어 초지의 질적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식 박사는 오름 초지뿐만 아니라 제주 전역의 지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박사는 "제주도의 고유 명사인 오름의 명칭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의 지명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가 앞으로 필요하다"며 "오름 초지와 관련해서는 초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공동목장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데, 목장이야말로 초지가 잘 남아 있는 공간인 만큼 이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윤정 팀장은 제주도가 오름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고 팀장은 "제주도에서는 최근 5년 단위 법정계획인 오름보전관리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학술용역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름을 단순히 제한하고 규제하는 대상이 아니라 도민과 함께 지키고 누리는 지속가능한 환경자산으로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름 초지 생태 보전과 관련해 "전통적인 이용이 줄고 곰솔과 관목이 확산하면서 오름 고유의 초지와 개방형 경관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어린 곰솔과 관목의 선택적 제거, 예초와 방목 등 오름별 특성에 맞는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내 365개 오름을 일률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개별 오름의 생태·경관적 특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경관을 복원할 수 있도록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오름 보전은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1단체 1오름 오름 가꾸기 운동' 등 도민 참여형 활동을 활성화하고, 누구나 쉽게 오름 정보를 확인하고 보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오름 통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을 우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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