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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AI를 배우는 이유, 창발은 모여야 일어난다
현광남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8.31. 00:00:00
[한라일보] 서귀포시청에서 AI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직원들 앞에서 AI를 설명하는 자리가 부쩍 늘었다. 사용법을 알려 주는 일은 어렵지 않다. 정작 어려운 것은 교육이 끝난 뒤에 남는 질문이었다. 이 도구로 조직 안에서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각자의 업무 시간이 조금 줄어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교육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 물음이 자주 따라왔다. 도구를 나눠 주는 일과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일은 분명 다른 문제였다.

서귀포시는 전 직원이 AI를 쓸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교육을 이어 가고 있다. 다만 사용법만 다루지는 않는다. 각자 맡은 업무를 하나 가져와 직접 적용해 보게 하고, 그 결과를 서로 꺼내 보이는 데 시간을 더 쓰고자 한다. 혼자 익힌 요령은 그 자리에서 멈추지만, 밖으로 꺼내 놓은 요령은 다음 사람에게서 다시 자란다. 옆자리 동료가 찾아낸 방식이 곧 다른 부서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창발(創發)성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개미 한 마리는 단순한 규칙만 따르지만, 그 개미들이 모이면 어느 개체도 설계한 적 없는 질서가 나타난다. 개미 한 마리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 질서는 보이지 않는다. 창발(創發)은 부분의 합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새로움이다.

행정도 다르지 않다. 다만 창발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각자가 알아낸 것이 조직 안을 오갈 통로가 있어야 한다. 무엇을 택할지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끝내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AI 교육의 목표를 개인의 숙련에만 두지 않으려 한다. 한 사람이 익힌 방식이 다른 사람의 일을 덜어 준다. 그렇게 쌓인 경험이 부서의 경계를 넘을 때, 조직은 처음 계획에 없던 답을 갖게 된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대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교육장에서 시작된 작은 시도들이 공직사회의 더 넓은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현광남 서귀포시 디지털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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