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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는 수많은 선택 앞에 선다. 어느 어린이집을 보낼지, 무엇을 배우게 할지, 어떤 학원을 다니게 할지 하나하나 저울질한다. 오롯이 내 아이에게 맞는 결정을 하고 싶으면서도, 어느 순간엔 주변의 선택에 눈길이 가기도 한다.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해도 괜찮은지 선뜻 확신하기 어려운 때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동 콘퍼런스에서 김성은 세종대 교수, 미셸 테르틸 만하임대 교수, 염민철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교수의 '지위 경쟁, 집중 양육 그리고 한국의 저출산' 논문이 소개됐다. 연구진은 자녀 교육을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하는 '지위 경쟁'이 사교육 지출을 사회적으로 과도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출산을 억제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지위 경쟁'이라는 말이 주는 씁쓸한 여운이 길게 맴돌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의 시간은 어느새 입시를 향해 흘러간다. 대학에 들어섰다고 끝이 아니다. 학점과 자격증을 챙기고, 어학 실력을 높이고, 인턴 등 여러 경험을 더하며 취업을 준비한다. 그렇게 준비해도 사회로 향하는 문은 여전히 좁게만 느껴지고, 첫발을 내딛기까지 또 적지 않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졸업 후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경우 첫 취업까지 평균 11.2개월이 걸렸다. 대졸자(3년제 이하 포함)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 5.7개월로 1년 전보다 1.3개월 길어졌다. 사회에 나가면 또 다른 잣대가 놓인다. 입시를 향하던 시선은 더 나은 임금과 안정된 삶의 여건으로 옮겨간다. 형태만 바꾼채 경쟁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그 과정에서 제주에서는 지역을 떠나는 선택과 맞물리기도 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제주에서는 4273명이 순유출됐는데 그중 20대가 2198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교육과 일자리,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제주 밖으로 향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지금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청년들은 이런 시간을 지나온 세대다. 입시와 취업의 문턱을 경험했고, 부모가 된다면 이번에는 자녀의 곁에서 다시 한번 그 경쟁의 시간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태어난 아이는 3279명이다. 10년 만에 출생아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합계출산율도 0.87명으로 전년보다 0.04명 상승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2015년 한 해 제주에서 태어난 아이가 5600명이었다는 숫자와 나란히 놓으면 지난 10년이 남긴 변화가 무겁게 다가온다. 이 아이들이 자라 마주할 경쟁의 모습은 지금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오은지 편집부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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