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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지난주 히말라야의 내륙 부탄왕국을 다녀왔다. 부탄은 3만8000㎢의 산악 지형과 숲으로 이뤄진 인구 80만의 작은 나라다. 수도 팀푸는 해발 2500m에 위치해 있고, 방문 중에 한라산 보다 훨씬 높은 해발 3150m까지 올라가 봤다. 부탄 정부가 환경과 전통문화 보존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고 워낙 외진 곳이라 관광객의 여행이 쉽지 않은데, 필자는 1988년 초 주인도 대사관 영사로 근무하던 당시 방문한 이래 39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호사를 누렸다. 첫 방문 때 사람들의 복장과 풍광을 보며 마치 천년왕국 신라로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간 것 같은 신기한 역사 충격을 경험한 기억이 남아있다. 이번 방문에서도 부탄의 독특한 건축 양식, 전통 복장, 국교인 금강승 불교에 입각한 문화와 가치 등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부탄 정부가 국가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을 국가총생산(GNP)보다 중요한 가치로 놓고 모든 국가 정책의 기본으로 삼는 점이었다. 그래서 국토의 60% 이상을 숲으로 유지하도록 헌법에 명시했으며 전세계 국가 중 유일하게 탄소배출량이 마이너스다. 부탄엔 신호등도 없고, 산악 지형임에도 터널이 없는데 국가총행복 지수를 낮춘다고 공사가 불허됐다고 한다. 국가경제개발 계획이 정부가 정한 행복 개념에 부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9개 정부 부처 중 국가행복청이 최선임 부서다. 제주의 탈탄소 환경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부탄과 제주는 내륙국과 섬이라는 지리적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에 묘한 동지적 유사성이 있다고 느꼈다. 제주엔 도둑, 거지, 대문이 없어 3무(無)라고 부르지만, 부탄엔 주변 국가들에서 보이는 거지와 범죄가 없다. 살인 사건은 1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한다고 한다. 또한 생태 문화적 환경이 외부와 크게 다르며, 언어·풍습·공동체 문화가 독자적으로 독특하게 발전돼 왔다는 점도 유사하다. 섬으로서 제주만의 방언이 있지만, 산악 지형으로 옆 마을과 교류가 힘들었던 부탄의 방언은 산 하나 넘으면 언어 자체가 달라질 정도였다고 한다. 부탄인들이 영어를 유달리 잘하는데, 종카어(語)가 공용어지만 서로 다른 수십 가지의 언어 때문에 영어가 공통적 소통 수단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적 뿌리를 간직한 채 자연과 하나가 되어 꾸밈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함이 제주 해녀에게서 느끼는 삶에 대한 질박한 진지함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다만 행복도 높은 부탄 국민에 비해 소득이 열 배나 많은 우리의 행복도는 어떨지 비견하기 망설여진다. 국민의 절대적 존경을 받는 46세의 국왕을 예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2년 전 방문했던 한국을 기억하며 AI 등 배울 점이 많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말에 다음번엔 제주를 꼭 방문해 볼 것을 권유했다. <김숙 전 주유엔 대사·명예 제주도민>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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