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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넘어 평화의 도량으로… 제주 불교 4·3 피해 추모사진전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 이달 11~16일 한라일보 1층 이룸갤러리
초청 작가 임관표·원정희 사진가 그날의 현장 찾아 기억과 치유의 메시지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6. 09.08. 15:49:20

은수사 터에서 촬영한 '은물에 비친 연등'.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 제공

[한라일보] 최근 연구 자료에 따르면 제주4·3 당시 불에 타거나 소개로 폐허가 되는 등 피해를 입은 사찰은 모두 56곳. 이 중에는 훗날 재건한 사찰도 있지만 흔적 없이 사라진 곳도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승려는 17명으로 목숨을 잃거나 행방불명된 이들이다.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가 그 시기 제주 불교계가 겪은 피해와 희생의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전시를 연다. 이달 11일부터 16일까지 한라일보 1층 이룸갤러리.

이번 '제주불교 4·3 피해 추모사진전'은 '반야의 빛, 어둠을 밝히다'란 부제를 달았다. 쉰여섯 도량의 아픔을 새기고 법당을 지키다 스러졌던 넋들을 위로하는 전시다.

초청 작가는 불자인 임관표·원정희 사진가. 임관표 사진가는 제주민속사진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원정희 사진가는 제주영상동인 회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관음사, 불탑사 오층석탑, 산지포구, 중문중학교, 가마오름, 월영사, 은수사 터, 바굼지오름, 월정사, 원만사, 법화사, 흥룡사 용장굴, 원당사, 금붕사 등 피해 사찰과 희생자들의 사연이 깃든 곳을 직접 찾아 비통했던 기억의 궤적 위에 따스한 촛불을 밝히고 연등을 띄웠다. 그날의 상흔이 이제는 해원과 평화로 피어나길 소망하는 마음이 두 작가가 시각적 역사로 재구성한 풍경마다 스며 있다. "억울하게 떠나간 4·3 영령들이여, 자비의 등불을 길잡이 삼아 모든 슬픔을 잊으시고 영원한 평화의 도량에서 편히 쉬소서."

관음사 대웅전에서 촬영한 '촛불로 밝힌 해원'.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 제공

제주4·3을 상징하는 장소도 사진에 담았다. 다랑쉬굴, 동광리 큰넓궤, 곤을동, 북촌리 너븐숭이, 선흘 동백동산, 가시리 '작별하지 않는 다리' 등이다. 이곳에서도 어둠을 밀어내는 빛을 밝혔다. 등불을 켜지 않은 곳에선 땅의 울림을 들었다.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는 이 전시에 대해 "4·3의 아픔 속에서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제주 불교가 겪은 피해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자리"라며 "사진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평화와 치유의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개막 행사는 이달 12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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