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라일보] 추석이 되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둘러앉는다. 안부를 나누고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형제자매의 이야기도 나온다. "누가 공부를 제일 잘했지?", "형은 참 의젓했는데", "동생은 어릴 때부터 야무졌어." 부모에게는 추억의 이야기지만, 자녀에게는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남을 수 있다. 부모는 자녀를 비교하려는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다. 잘한 아이를 칭찬하고, 부족한 아이에게 동기를 주며, 서로의 장점을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는 부모의 의도보다 자신이 경험한 의미를 통해 가족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이해한다. "나는 형보다 부족한가?", "나는 동생보다 인정받지 못하는가?"라는 생각이 반복되면 비교는 어느 순간 자신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내재될 수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이 가족이라는 최초의 공동체에서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생활양식(lifestyle)을 형성한다고 봤다. 중요한 것은 출생순위 자체보다 '가족 안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라고 느끼며 성장했는가'이다. 부모의 기대와 관심, 형제자매와의 관계, 인정과 비교의 경험은 이후 인간관계의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열등감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험이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비교가 반복되면서 '나는 다른 사람보다 나아야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형성되면 달라진다. 어린 시절 가족 안에서 내재된 비교는 학교를 지나 사회생활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 성적에서 시작된 비교는 직업, 연봉, 승진, 성과, 인간관계로 확장된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며 자신의 삶을 부족하게 느끼거나, 남보다 앞서야 안심하는 모습 역시 자신도 모르게 익힌 비교의 방식과 연결될 수 있다. 결국 가족 안에서 배운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사회에서 나와 타인을 바라보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자녀를 무조건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격려는 결과나 우월함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자신의 선택과 노력,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도록 돕는 태도다. "형보다 잘했구나" 대신 "네가 선택한 일을 해냈구나". "동생보다 낫다" 대신 "너만의 방식으로 잘해가고 있구나". 이러한 말은 자녀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번 추석에는 누가 더 잘했는지를 이야기하기보다 각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들어보면 어떨까. 가족은 처음 관계를 배우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배운 비교의 방식은 사회에서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족 안에서 비교를 배웠다면 이제는 존중을 배울 수 있다. 이번 추석, 가족의 식탁에서 서로의 삶에 순위를 매기기보다 각자의 삶을 존중해 보자. <우정애 아들러심리치료연구소 대표>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