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피니언
[송규진의 현장시선] 제주 렌터카 총량제, '기득권 보호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혁신'으로 가야
송규진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10.02. 02:00:00
[한라일보] 최근 제주도가 전국 유일의 '렌터카 총량제'를 2028년 9월까지 2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하며, 2018년 첫 시행 이후 벌써 다섯 번째 연장을 맞이했다. 도입 초기만 해도 한정된 도로 용량에 따른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과당 경쟁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은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깊은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시행 8년 차에 접어든 현시점에서, 이 제도가 과연 당초 목표했던 '적정 대수 유지'라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되물어야 할 때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총량제는 깊은 딜레마에 빠져 길을 잃은 모습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른바 '감차(減車)의 역설'이다. 수급조절위원회가 산정한 제주도 내 렌터카 적정 규모는 2만 8499대지만, 올해 9월 기준 실제 등록 대수는 이를 1283대나 초과한 2만 9782대에 달한다. 도입 초기 11%가량 차량이 줄어드는 가시적 성과가 있었으나, 2020년 강제 감차 조치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 이후 자율 감차로 전환되면서 그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최근 2년간 줄어든 렌터카가 고작 3대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현재 정책이 명백한 한계에 봉착했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제도가 기존 렌터카 업체들의 '기득권 지키기용 방패'로 전락했다는 매서운 비판이다.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철저히 차단되면서 시장의 생기인 건전한 경쟁마저 실종되고 말았다. 교통 수용력을 명분으로 시장의 문은 굳게 걸어 잠갔지만, 정작 그 안의 기득권은 전혀 몸집을 줄이지 않는 모순된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경쟁이 사라진 시장은 필연적으로 서비스 질 저하와 성수기 요금 인상 등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단순하게 '숫자 묶기'에 급급한 낡은 패러다임을 버리고, 렌터카 총량제 운영을 혁신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네 가지의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첫째, 공항 셔틀버스 보조금 지원이나 차고지 면적 완화 수준의 미온적인 대책을 넘어, 실질적인 감차 보상금 현실화나 파격적인 세제 혜택 및 관광진흥기금 우선 지원 등 강력한 경제적 유인책으로 감차 유인책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둘째, 신규 진입을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서비스 평가를 통해 불만족 사례나 사고율이 높은 업체의 등록 대수를 강제로 축소하는 '질적 감차' 제도를 법제화하여 건전한 질적 경쟁과 자연스러운 도태를 유도해야 한다.

셋째, 내연기관 차량을 줄이고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업체에만 제한적으로 혜택을 부여하여,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CFI 2030)' 비전 실현과 수급 조절을 동시에 이뤄내는 일거양득의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관광객이 렌터카 없이도 대중교통이나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모빌리티(MaaS)' 인프라를 촘촘하게 구축하는 획기적인 대체 교통수단 확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주도의 제한된 교통 수용력을 감안할 때 렌터카 신규 진입을 억제하는 총량제 유지는 분명 불가피한 측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진입 장벽만 높인 채 '현상 유지'에만 머무른다면 이 제도는 결국 생명력을 잃고 말 것이다. 이제 렌터카 총량제는 단순한 규제의 틀을 깨고 나와, 제주 관광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새롭게 빚어내는 진정한 '마스터키'로 거듭나야만 한다.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