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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종의 백록담] ‘반려동물 친화도시’의 전제 조건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입력 : 2026. 10.12. 02:00:00
[한라일보] 가끔 마을 끝자락의 카페를 찾는다. 레미콘 공장 부지에 들어선 터라 넓고 여유롭다. 위쪽으론 야트막한 언덕이 자리한다. 아래로는 별도봉~원당봉으로 이어지는 해안선과 마을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정상에는 핑크뮬리가, 소롯길에는 억새·화초들이 도열해 있다. 커피·음식 가격은 합리적이며, 맛도 나름 훌륭하다.

반려동물 동반 입장도 가능하다. 테이블 간격이 여유로워 반려견을 동반해도 신경이 덜 쓰인다. 반려견을 동반한 이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한 바퀴 둘러본 후 간단히 요기를 하고 돌아오면 어느새 저녁이다. 그날 밤 댕댕이는 '선비'가 된다.

반려동물이 늘면서 반려동물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는 변화의 추이가 함축돼 있다.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려동물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추산한 '2025년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약 6조2000억원에 이른다. 연평균 10% 내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모도르엔텔리전스가 추산한 전 세계 반려동물 시장은 2026년 기준 310억 달러에 이른다. 5년 후인 2031년엔 42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연평균 9.1%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강원도는 몇 년 전부터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려동물 여행 플랫폼인 '강원 댕댕여지도'를 통해 식음료·숙박·체험시설·병원·관광지 등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지역 업체의 정보를 제공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강원 댕캉스'도 내놨다. 서울관광재단은 몇 년 전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걷기 좋은 '댕댕이 서울산책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부터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에 나섰다. 제주도는 지난 7월부터 도내 기업의 오프라인 판매처를 확대하고, 도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투 트랙 전략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68억원을 투입,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제주자치도의 노력은 지난 2022년 본격 시작됐다. '동물보호·복지 강화와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건 민선8기 제주도정이 출범하면서다. 이를 위해 관련 산업의 육성과 제2동물보호센터, 반려동물 장묘시설·놀이터 등 인프라 구축을 약속했다. 타 시·도는 관광·식품·제조 등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는데 아직도 인프라 구축에 허덕이는 모양새다. 여행은 고사하고 산책도 눈치 보이는 현실이 '반려동물 친화도시 제주'의 민낯이다. 전반적인 점검과 함께 법·제도 정비, 미래지향적인 전략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현영종 편집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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