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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올해 상반기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제주의 인구 대비 자동차 수는 약 1.1대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람보다 차가 더 많은 지역이라고 한다. 십여 년 전만 해도 0.5대를 밑돌았던 수치는 가파른 인구 유입과 함께 급증해 왔다. 운전자들이 시내에서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는 상황도 이제는 일상으로 다가온다. 도정은 그동안 주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주차장을 만들어왔다. 도심 속 공공의 빈 땅은 차량으로 채워졌고 이마저도 부족해 복층형 주차장 건물이 곳곳에 들어섰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프라가 확충되고는 있지만 급속도로 늘어나 버린 자동차 대수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처럼 보인다. 한편, 제주도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AI를 탑재한 차들이 도로를 누비며 도시의 풍경을 바꾸리라 예상한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 스스로 움직이는 시대에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택시를 부르듯 무인 자동차를 자유롭게 오가게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차를 오랜 시간 주차해 놓기보다 자율주행으로 공유하며 쉼 없이 활용하리라는 상상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차가 주차된 시간이 줄어들면서 부족하던 주차 공간은 잉여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장의 수요만 생각하며 주차 건물을 견고하게 짓는 방식에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최근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에서 '변화하는 시대의 인프라'를 주제로 전시가 열렸다. 화두는 건축·도시 분야의 설계 계획이 변화를 받아들이기보다 영속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여전히 사회는 안정과 질서를 중시하며 변화를 통제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고 지적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라훌 메로트라(Rahul Mehrotra) 교수는 환경과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 우리가 인프라를 이해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묻는다. 단순히 처음에 인프라를 짓는 문제에서 건설된 이후에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고, 재사용을 위해 변형되며, 나아가 해체를 통해 이동하기까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고려하는 설계가 인프라를 구상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율주행 시대가 왔을 때, 주차장 건물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사회는 여태껏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왔음에도 그 쓰임을 다하면 쉽게 철거해 폐기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영구적인 재료로 지어진 구조물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영속성을 보장받지 못했다. 주차 건물 역시 현재의 목적에만 충실하고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같은 일이 반복되겠다. 변화가 불가피한 세계에서 그 속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 우리는 일시적인 문제에 대해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아온 것은 아닐까? 영원함이란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른다. 한 시기에 고정된 것이 아닌, 생애 주기를 가지며 변화하는 인프라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승훈 다랑쉬 건축사사무소>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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