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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의 현장시선] 제주관광의 새로운 길, ‘가치(같이) 관광’
고승철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10.23. 02:00:00
[한라일보] 여행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보고 즐기는 관광을 넘어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경험하고, 그곳의 삶과 관계를 맺으며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관광의 경쟁력 역시 방문객 수의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제 제주관광도 양적 성장을 넘어 지역과 관광객 모두에게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지에 답해야 한다.

70만명 안팎의 도민이 살아가는 섬 제주에서 관광은 단순한 서비스산업이 아니다. 제주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핵심 산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 역할과 방향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그 출발점은 관광을 '환경산업'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 제주의 가장 큰 자산인 자연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보전하고 책임 있게 누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관광은 '생명산업'이다. 제주의 청정 자연과 먹거리, 마을과 사람을 통해 웰빙과 치유, 재충전의 가치를 제공하고, 그 가치가 지역주민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져야 한다. 나아가 관광은 '평화산업'이다. 관광객과 도민이 서로 머물고 만나며 공감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힘을 만들어야 한다.

이 세 가지 방향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제주가 지향해야 할 '가치(같이) 관광'이다. '같이'의 의미는 분명하다. 관광 약자와 취약계층도 불편 없이 제주를 누리는 보편적 관광, 환경 및 주민의 삶과 문화를 함께 지키는 책임 있는 관광을 실현하는 것이다. 동시에 관광객에게는 지불한 비용과 시간 이상의 만족을 제공하는 '가치 있는 관광'이어야 한다.

특히 관광으로 창출된 부가 지역에 남는 구조가 중요하다. 관광수익이 대기업과 대형 플랫폼에 집중되지 않고 주민과 소기업, 관광종사자에게 폭넓게 환원돼야 한다.

디지털과 데이터는 이러한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관광시장을 취향과 목적에 따라 세분화하고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지역 내 관광기업이 고객을 직접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관광의 영역 또한 넓혀야 한다. 섬의 강점을 살린 해양관광을 비롯해 e-스포츠, 제주 고유의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상설공연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관광산업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공은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민간의 도전을 뒷받침하며, 지역의 작은 주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든든한 연결자가 돼야 한다.

앞으로 제주관광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느냐 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관광객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제주, 도민에게는 관광으로 더 살기 좋은 제주를 만드는 것. 자연과 사람, 산업이 공존하고 관광의 가치와 성과를 모두가 함께 누리는 것. 이것이 제주가 만들어 가야 할 지속 가능한 관광의 미래며, '가치(같이) 관광'이 지향하는 길이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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