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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폐허 속에서 만난 희망, 자랑스러운 제주인 김병철 의사. 지난 9월 마지막 주부터 10월 첫 주까지 아내와 함께 네팔의 홍수 재난지역과 빈민지역을 방문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을 전하고 참혹한 현장의 실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대홍수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재난의 상처는 깊었다. 국제 구조대와 구호팀은 대부분 철수했고, 방문 하루 전에야 임시도로가 열렸다. 도로 복구 현장에서는 중장비가 부족해 주민들이 삽과 곡괭이로 토사를 걷어내고 있었다. 차량이 통과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오토바이로 이동해야 했다. TV 화면에서 보았던 초록색 건물도 아래층은 여전히 토사에 묻혀 있었다. 강 건너편 약 300가구의 주거지역은 30~60m에 이르는 토사에 매몰됐다고 한다. 다리가 쓸려 나간 곳에는 집라인을 설치해 주민들의 이동을 돕고 있었다. 일상의 통로가 사라진 자리에 생존을 위한 임시 통로가 놓인 것이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피해 주민 상당수가 2015년 대지진으로 터전을 잃고 강변으로 옮겨와 살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지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섰지만 홍수로 또다시 보금자리를 잃었다. 유엔이 보급한 천막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은 생필품 부족과 다가오는 겨울을 걱정하고 있었다. 네팔은 산악 지형상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하다. 대홍수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른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10월 6일 마나슬루 지역에서도 진흙탕 쓰나미로 35가구가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재난은 끝났다고 선언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들에게 재난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절망의 현장에서 또 한 명의 자랑스러운 제주인을 만났다. 네팔에서 13년째 의료봉사를 이어가는 김병철 외과 전문의다.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의사로 의료인 양성과 현지 주민 진료에 힘쓰고 있다. 그 공로로 2019년 해외봉사부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한다. 서귀포 출신인 김 의사는 남주중학교와 서귀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동행한 선교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적극적으로 의료활동을 펼쳤으며, 현지 교민들의 의료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버팀목이 돼왔다. 이국땅에서 전문성과 시간을 나누며 생명을 살리는 그의 삶에서 참된 봉사의 의미를 보았다. 이번 방문에서 자연재난의 참혹함과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를 동시에 목격했다. 재난지역에 필요한 것은 일회성 관심이 아니다. 생필품과 방한용품, 주거 지원은 물론 도로와 생활 기반시설 복구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시간이 흐른다고 구호의 손길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 네팔의 쓰나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겨울을 앞둔 이재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다. 고향 제주를 떠나 네팔에서 헌신하는 김병철 의사의 삶은 나눔의 가치를 일깨운다. 재난은 한 지역의 불행이지만, 그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사랑은 국경을 넘어 희망이 된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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