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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수도, 제주] (상)바람으로 돈 번다… 영역 확장하는 해상풍력
제주 4면 바다 입지 조건 우수… 부유식 등 신기술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6. 10.28. 02:00:00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연합뉴스

해상풍력 5GW 확대 도내 전체 재생에너지 4배 수준
추자해상풍력 재공모 추진… 국가전력계획 반영 숙제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미래 비전으로 '기후경제수도'를 제시했다. 제주가 갖고 있는 천혜의 바람과 햇빛 등을 기반으로 기후 산업을 육성해 에너지 주권을 실현하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제주도 기후경제수도 정책과 향후 과제 등을 보도한다.



ㅣ 기후경제수도 핵심 축 해상풍력

제주에 조성된 풍력 발전단지는 육상과 해상으로 나뉜다. 올해 수립된 제주도 7차 에너지계획에 따르면 해상 풍력으로는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금등리해역과 한림읍 해역에 각각 조성된 30㎿ 규모의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와 100㎿ 규모의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가 있다. 이중 탐라해상풍력은 국내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발전단지, 한림해상풍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발전단지다.

육상에서는 제주시 구좌·조천읍 일대에 들어선 동북·북촌리 풍력과 서귀포시 표선면의 가시리풍력, 제주시 구좌읍의 행원풍력단지가 가동 중이다. 이들 3개 육상풍력 발전소 용량은 다 합쳐 67.4㎿에 이른다.

제주도는 앞으로 집중 육성할 풍력산업 분야로 육상보다는 해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주도는 7차 에너지계획에서 육상 풍력에 대해 입지 포화로 기술적 한계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현행 조례상 육상 풍력은 발전 규모가 20㎿ 이상일 경우 오름과 1.2㎞ 떨어져 지어야 해 더 이상 들어설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해상풍력은 '바다'라는 광활한 잠재 개발처를 갖고 있다. 더욱이 제주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그 어느 지역보다 해상 풍력 입지 조건이 우수하다.

해상풍력 진출 영역을 보다 넓힐 수 있는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제주에서 가동 중인 해상풍력발전시설은 모두 해저에 기초를 박아 세운 고정식으로 수심 40m 내외의 연안에 조성돼 있다. 그러나 최근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부유체에 발전 터빈을 설치하고 이 부유체를 체인으로 해저와 연결해 붙잡는 '부유식' 기술이 개발되면서 수심이 깊은 먼 바다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해상은 풍속 등 기후 여건도 육상보다 뛰어나다.

제주도는 이런 기술 개발 추이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제주 해상 풍력 발전 규모를 2035년까지 5GW(500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가동 중인 육·해상 풍력과 태양광 등 도내 재생에너지 전체 발전 설비 용량은 1.2GW. 제주도가 목표한 5GW 해상풍력은 이를 약 4배 이상 뛰어 넘는 것이다.



ㅣ 추자해상풍력 본궤도 오를까

해상풍력이 기후경제 수도 비전의 핵심 축이라면, 5GW 해상풍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은 추자해상풍력발전단지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가 계획한 추자해상 풍력 발전 규모는 2.37GW로 목표치의 절반가량을 담당한다. 또 추자해상풍력단지 발전 규모는 세계 최대로 원자력 발전기 2기와 맞먹는다. 총 사업비는 24조원으로 추산됐다.

제주도는 지난해 7월 에너지공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추자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 사업에 참여할 희망 업체를 공개 모집했다. 그 결과 국내 공기업인 한국중부발전이 유일하게 응모했다. 그러나 공모는 최종 유찰됐다. 1단계 서류 평가를 통과한 한국중부발전이 정작 2단계 평가 때 필요한 사업제안서를 기한 내에 내지 않는 등 중도 포기했기 때문이다.

공모 유찰 원인으로는 매년 최소 1300억원에 달하는 도민 이익 공유금 납부 조건이 지목됐다. 그동안 제주도는 풍력개발 사업자와 약정을 맺어 통상 당기 순이익의 17.5%를 공유화 기금으로 조성해 에너지 취약 계층의 냉·난방비 지원 용도로 썼다. 공공 자원인 바람으로 번 돈을 도민에게 돌려주는 공유화 정책이다.

그러나 추자해상풍력 개발 이익 공유화 방식은 그동안 적용했던 것과 다른 형태였다. 개발사업자와 약정을 맺어 순익이 발생하면 일정 비율로 공유금을 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매년 최소 1300억원이라는 고정된 금액을 요구했다.

제주 본섬과의 계통 연결 조건도 유찰 원인으로 꼽힌다. 재생에너지 발전 총량은 다 합쳐도 최대 1.2GW에 그치는 상황에서 2.37GW 규모로 계획된 추자해상풍력 발전 전력을 본섬으로 보내면 계통 과부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또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사업자 입장에선 경제성 문제에 부닥칠 수 있다.

제주도는 이 때문에 추자해상풍력단지 재공모 때는 사업자 응모 요건을 변경할 계획이다. 1300억원으로 고정된 이익공유금 납부 조건을 폐지하고 사업자가 이익 환원 방식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도 관계자는 "기존 다른 풍력 개발사업자처럼 약정을 맺어 순익의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내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 이익 환원 방식과 유사한 주민 참여형 모델도 적용한다. 한림해상풍력 인근 3개 마을은 총 사업비의 4.7%를 투자해 매년 운영 수익의 일부를 배당 받고 있다. 또 사업자 측은 투자 주민뿐만 아니라 도민 전체를 위한 공유화 기금도 내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지난 8월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은 한림해상풍력 수익 모델이 모범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도는 추자 바람 개발 이익을 전체 도민이 누릴 수 있게 추자도 주민뿐만 아니라 일반 도민도 투자자로 모집할 계획이다. 투자 기회 1순위에는 추자 주민을, 2순위에는 일반 도민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또 경제적 여력이 없는 도민들도 투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추자 해상풍력단지 본섬 계통 연결 조건도 수정된다. 한림과 탐라 등 연안 해역 풍력 발전단지 전력은 제주 본섬으로 보내고, 추자해상과 같은 먼바다 발전단지 전력은 육지로 전부 보낸다는 게 제주도의 계획이다.



ㅣ 해저송전망 구축 과제

추자해상풍력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추자해상 전력을 육지로 보내기 위해선 제주와 최단 거리에 놓인 육상 지역인 전남과의 전력 계통 연계가 필요하고 2.3GW 대규모 전력을 수용하고 송전할만 한 해저송전망도 구축해야 한다.

제주와 육지를 잇는 전력망으로 현재 제 1~3 해저연계선이 구축돼 있지만 송전 용량은 3개를 모두 합쳐도 900㎿다.

또 이중 제3해저연계선만 제주 생산 전력을 육지로 보내는 '역송'이 가능하고, 나머지 2개는 육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제주에 보내는 용도로만 쓸 수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현재까지 GW 규모급 전력을 주고 받을만한 송전선이 구축된 적은 없지만 정부 차원에서 실용화를 위한 실증이 추진되고 있는 상태다.

제주도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올해 말 고시될 12차 국가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추자해상풍력발전사업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는 추자해상풍력이 국가 계획에 반영되면 국가 전력망을 통해 제주 생산 전력이 육지에서 소비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남 데이터센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십GW의 전력이 필요한 핵심 전략 산업들이 육성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추자 해상은 국가 산업 발전에 필요한 핵심 전력 조달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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