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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지게차 노동자 유족의 눈물 "억울함 밝혀달라"
29일 기자회견 열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유족 "지난해 8월부터 무면허로 업무 내몰려" 주장
민주노총 제주, 사고 당일 '화물차 과적' 의혹 제기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입력 : 2026. 10.29. 13:25:20

29일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게차 사고에 대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동생이 말도 안 되는 사고로 아내와 세 명의 아이들을 두고 망인이 되었습니다. 우리 동생과 같은 사례가 절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주의 한 축사에서 지게차 전도사고로 숨진 40대 노동자 A씨의 유가족이 사고 당시에 안전관리가 부재했다며 업체 관계자 등에 대한 처벌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유가족은 2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넉 달 만에 또 발생한 지게차 사고에 대해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A씨의 형은 "업체는 동생이 지난해 8월 입사 때부터 사고일까지 지게차 면허가 없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지게차 업무를 지시했다"며 "사고 당일은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안전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채 동생은 혼자 배송 업무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6월 하나로마트 지게차 사고 유족이 지인이라 위로했었는데, 몇 달 지나지 않아 똑같은 유족이 되어 그 지인으로부터 위로를 받았다"며 "제 동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명백백히 진상을 규명하고 응당한 책임에 따라 처벌하라"고 강조했다.

A씨의 아내는 "남편은 매일 새벽 4시에 나가 저녁 6~7시가 넘어서야 들어왔다. 회사 단톡방을 보면서 '이걸 어떻게 하지.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라고 혼잣말을 했다"며 "저희 남편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

지난 23일 40대 노동자 A씨가 지게차 전도로 숨진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의 한 축사. 유족 제공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사측이 담당 인력 증원 요구를 묵살하고, 화물차에 물건을 과적해 A씨가 위험 업무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A씨 이전에 배송 업무를 담당했던 한 노동자는 '배달물량이 많으니 직원 1명을 추가로 투입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회사는 이를 묵살했다"며 "사고 당일 A씨가 몰았던 5t 화물차에는 적재중량을 두 배 초과한 11.3t의 화물이 실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의 죽음은 제주에 만연한 산업재해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하나로마트 사망사고 이후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처럼 나섰던 제주도와 노동부는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지 못했다. 말뿐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의 한 축사에서 도내 물류업체 소속 40대 남성 배달기사 A씨가 2.9t 지게차에 깔려 숨졌다. A씨는 당시 화물차에 실린 지게차를 하차시키기 위해 직접 운전대를 잡았으나, 지게차가 도중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며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고 직후 축사 관계자에게 발견됐다. 119구급대는 유압장비를 이용해 A씨를 구조했으나,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지도의사의 의료지도로 현장에서 사망 판정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시험을 치르고 합격해 자격을 취득했으나, 제주시 등 지자체에 건설기계조종사 면허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 등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뒤에 지자체에 면허를 신청해 발급받아야 합법적으로 지게차 조종이 가능하다.

경찰은 A씨가 소속된 도내 모 화물운송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 예정이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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