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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한라신춘문예]시조 당선자 서희정 '솥'
민낯의 얼굴로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7. 0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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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정

[당선소감]

남몰래 가슴 졸이며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되자 기쁨과 부끄러움이 함께 달려왔습니다.

순간 세상이 환해집니다!

'글'이란 그 주인의 얼굴을 이 세상에 민낯으로 내놓는다는 생각, 한번 써서 발표가 되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주저하며 가슴속에만 묻어버리곤 했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중앙일보 시조백일장에 투고한 습작이 뽑히는 기적적인 일이 생긴 후, 시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에 올려놓은 시조 3장은 언제나 작고 연약했습니다. 내가 선택한 단어 하나하나에 너무나 큰 책임감과 압박감을 준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제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안타까웠습니다.

작품을 모아 서류봉투에 넣으면서도 마치 나약한 나의 분신을 세상에 보내는 것만 같아, 주저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주, 그 먼 곳까지 날아가서 보란 듯이 나의 바람을 이루어준 우리 집 전기밥솥이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당선축하 전화를 받고 나서도 한동안 믿기지 않아서, 아직도 식탁 위에서 배고파하는 밥솥을 몇 번이고 쓰다듬어 보곤 했습니다. 그 '솥'에게 눈길을 보내게 해준 시조가 곁에 있어서 지금 고맙고 행복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한 발 더 내딛게 된 이 설렘을 안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첫발을 떼었으니 한눈팔지 않고 묵묵히 가겠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시조의 세계를 열어주신 한라일보사와 심사위원 선생님, 두 손 모아 감사드립니다. 스물일곱 해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 보이지 않는 관심과 사랑을 주셨던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바칩니다.

내뱉는 말보다 안으로 삼키는 말이 더 많은, 시조를 닮아가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약력 ▷1990년 서울 출생 ▷한성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서울 거주

[심사평]
기교 없이 진정성 담보

사진 왼쪽부터 시인 오승철, 시인 박명숙

선자들에게 넘어온 응모 편수는 300여 편에 가까웠다. 호주에서도 응모를 해오는 등, 국내외적인 뜨거운 관심과 반향을 확인하는 분위기 속에서 심사에 임하는 기대는 고조되고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오랜 습작의 내공이 느껴지는 탄탄한 응모작들을 읽는 기쁨도 컸다.

장시간의 열띤 논의와 숙고 끝에 선자들은 서희정의 '솥'을 당선작으로 밀어 올리는 합의에 도달했다. 가족과 사회가 해체된 시대의 스산하고 가파른 일상적 사유와 정서적 징후를 담백하게 묘사해나간, 특별한 장치와 기교를 앞세우지 않고도 깊은 진정성을 담보하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메시지를 적소에 앉히는 묘수를 선보인 마지막 수 종장은 발상과 솜씨가 단연 빛을 발했다. 평이한 진술과 표현이 자칫 단조로움으로 지적될 수도 있겠으나, 현란하지 않은 차분하고 소박한 필법과 개성이 오히려 주제를 보다 선명히 도출해내는 성과에 기여한 것으로도 보인다. 나머지 9편의 작품 중 '달의 발자국'과 '일기장'도 당선작을 받쳐 주는 지렛대로 작용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서툰 걸음이 눈에 띄지만, 가능성의 시대를 열어가는 단초를 제공하는 역할을 기꺼이 감당하리라 믿으며, 젊은 신예의 작품이 기약하고자 하는 창창한 앞날을 함께 응원하기로 한다.

작품의 미학적 장치를 섬세하고 치밀하게 구현한 고윤석의 '공', 김승재의 '세방낙조'는 특히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조경섭의 '참깽깽매미', 이예연의 '검지의 말', 장은해의 '올레길 16' 도 끝까지 선자들의 손에서 떠나지 않았음을 밝힌다. 당선자에겐 축하를, 선에 들지 못한 응모자들에겐 부단한 정진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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