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백태웅의 '아시아 인권공동체를 찾아서'

[책세상]백태웅의 '아시아 인권공동체를 찾아서'
십수년간의 아시아 인권 변화
  • 입력 : 2017. 04.28(금) 00:00
  • 홍희선 기자 hah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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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중요해진 아시아 역할
아시아 속 한반도 평화·통일은


인권법을 연구한 저자 백태웅은 규범적인 측면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인권보호가 다른 대륙에 비해 낮다고 지적한다. 책 '아시아 인권공동체를 찾아서'는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 23개국을 중심으로 자료를 분석해 아시아 지역 인권체제의 발전을 전망한다. 저자는 '아시아'라는 이름은 유럽을 기준으로 동쪽을 가리키는 데서 유래했으나 아시아는 지리적, 역사적 전통, 문화유산, 정치 경제의 상호연관성이 너무나 광범위하고 이질적이어서 통합적 정체성을 갖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이질성 속에서도 식민주의-반식민주의 경험, 전쟁경험, 전쟁이후 신생 국가의 수립과 독재-민주화의 경험 등 공통 요소를 발견한다.

세계적으로 인권은 국제조약과 법으로 보호된다. 물론 오늘날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의 헌법에도 인권 관련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 아시아 국가들에서 인권규범의 발전은 서구보다 한층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국내법에서 국제법이 갖는 위상은 나라마다 다르며, 스리랑카처럼 국제법의 위상이 국내법보다 낮은 나라도 있다. 동아시아 23개국 평균 인권 조약의 비준율이 78%로 세계 평균인 84%에 못미치며 인권 보호활동도 취약하다.

1987년 이전 한국이 그러했듯이 헌법상 인권이 보장된다 해도 실제로 보호받지 못하고 국익과 안보를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 충분하지 않다 해도 아시아에서 인권 규범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조약 비준율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감시와 통제 가운데 실질적 인권 보호도 계속 강화되어 왔다.

1996년 세계 NGO 가운데 9% 뿐이던 아시아의 NGO는 빠르게 증가해 2007년에는 16%에 이르렀다. 지금 출현하고 있는 아시아 인권체제는 매우 취약하지만 다양한 계기와 역동적 과정을 통해 제대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아시아의 맥락에 유연하게 접근하고 아시아적 인권을 세심하게 성찰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 책은 인권을 키워드로 아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아시아 지역 인권 체제의 미래를 전망하는 작업이다. 한편으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중요성이 더해가는 아시아의 역할, 특히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과 한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보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평화는 아시아 인권 체제 전체의 발전에 핵심 조건이기 때문이다. 창비. 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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