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19)만성 췌장염의 진단과 치료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19)만성 췌장염의 진단과 치료
금주·금연 등 생활습관 교정 필요… 증상따라 치료 결정
  • 입력 : 2017. 06.23(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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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은광 교수가 만성췌장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원인 알 수 없는 특발성은 약 20% 정도
오목가슴부위 통증 등으로 퍼지기도
약물·내시경 치료… 외과적 수술 고려

만성 췌장염은 췌장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한 반복적인 복통과 췌장의 내분비 및 외분비 기능장애를 초래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환이다. 만성 췌장염의 임상양상과 자연경과는 췌장염의 원인과 형태에 따라 다양하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복통이 동반된다. 만성 췌장염은 크게 만성 석회췌장염, 만성 폐쇄췌장염, 만성 자가면역췌장염으로 나눌 수 있는데 만성 석회췌장염이 가장 흔한 형태의 만성 췌장염으로 급성 췌장염의 반복으로 인해 병이 진행함에 따라 췌관 결석, 췌관 협착, 췌실질 위축을 초래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은광 교수의 도움으로 만성췌장염 중 가장 흔한 형태인 만성 석회췌장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매우 큰 체관 결석(arrow head) 및 체관 협착(arrow)을 체외충격파쇄석술 및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을 사용해 치료한 경우.

만성췌장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가성낭종을 초음파내시경으로 치료해 완치된 사례.

# 위험인자 및 증상

만성 췌장염의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는 술이다. 그 기전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만성적인 음주로 '샘꽈리세포'가 손상에 취약해지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미국의 역학 보고에서는 만성 췌장염의 약 절반 가량이 술이 원인이라고 보고하고 있고, 이탈리아에서도 약 43%가 술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흔하고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니코틴에 의한 췌장 샘꽈리세포의 산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비흡연자와 비교해 위험도가 약 2.5배라고 알려져 있다. 그 외 유전적 요인 등도 만성 췌장염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 20% 정도에서는 만성 췌장염의 원인을 알 수 없어 이를 특발성만성췌장염으로 부른다.

만성 췌장염의 초기부터 전형적인 임상증상 및 영상검사 소견을 나타내기 보다는 췌장염의 급성 악화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전형적인 임상 소견과 함께 특징적인 영상검사 소견을 보이게 된다. 전형적인 경우 복통과 함께 췌장 내분비 및 외분비 기능장애를 보이게 되는데, 이 중 복통이 가장 중요하고 흔한 증상으로 85% 이상의 환자에서 병원을 찾는 주 증상이 된다. 외분비 기능장애는 지방변, 체중감소, 영양실조 및 지용성 비타민 결핍을 초래하고 이러한 증상은 췌장 외분비기능의 90% 이상이 손상되면 나타나게 된다. 내분비 기능장애로 당뇨가 발생하게 된다. 복통은 개인간 차이가 많이 있지만 주로 식후에 오목가슴 부위에 발생하고 등으로 방사되기도 한다. 종종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며 앉아서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만성 췌장염의 비교적 흔한 합병증으로는 가성낭종, 총담관 협착으로 인한 황달 등 간기능 이상, 십이지장 협착, 간문맥 및 비장정맥 혈전증, 위정맥류 등이 있다.

# 치료

만성 췌장염의 치료 목표는 복부 통증을 완화하고 내·외분비 기능부전을 조절해 합병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영양상태의 개선과 금주 및 금연을 포함한 생활습관의 교정이다. 만성 췌장염의 치료는 크게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수술로 나눌 수 있다. 내과적 치료는 약물치료와 내시경 치료로 구분해 볼 수 있고, 통증의 치료, 외분비 및 내분비 기능장애의 치료, 합병증의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내시경 치료의 적응이 되는 경우는 주로 췌장두부 주췌관의 협착과 췌관 결석, 가성낭종, 담관 협착 등이 있다. 주췌관 협착의 경우 플라스틱배액관 또는 피막형금속배액관 등을 삽입하기도 하는데,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로 접근이 어려운 경우에 초음파내시경(EUS)을 사용해 주췌관을 배액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췌관 결석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로 제거가 가능하지만 결석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체외충격파쇄석술(ESWL)을 사용해 쇄석하기도 한다. 췌장의 가성낭종은 초음파내시경을 사용해 배액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플라스틱배액관이나 피막형금속배액관을 사용한다. 만성 췌장염으로 인한 담관 협착으로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플라스틱배액관 또는 피막형금속배액관을 삽입해 치료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 또한 잘 선택된 환자에서 유용한데, 수술의 적응증으로는 내과적 치료로 통증의 조절이 안되거나, 십이지장 협착, 담관 협착, 가성낭종 등이 동반된 경우, 췌장의 악성종양이 의심되는 경우로 알려져 있다.

내시경 치료 후 장기간 추적했을 때 60%는 증상이 소실되었고, 13~20%는 추가적인 내시경 치료로 증상이 호전됐으며, 약 20%에서는 수술이 필요했다. 따라서 수술은 내시경 치료가 실패했거나 췌장암이 의심될 때에 배액 및 감압, 췌장절제, 신경절단술 등을 단독 혹은 결합한 방법으로 시행할 수 있다. 한편 만성 췌장염의 초기에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힘든 현실이다. 내시경 시술은 수술에 비해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덜 침습적이므로 내시경 치료를 먼저 시도해 치료 효과를 평가한 후에 선택된 환자에서 수술을 고려해 보는 교량으로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최은광 교수는 "만성 췌장염은 원인이나 기전이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임상 양상이 다양하며 조기진단이 어려운 질환으로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다. 통증의 치료가 가장 중요한 목표이며 이를 위해 금주, 금연을 포함한 생활습관의 개선과 함께 약제, 내시경 치료 및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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