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 맹탕 안되려면…

제주도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 맹탕 안되려면…
제주문화포럼, 24일 저녁 고씨가옥서 시민토론회
"문화제주 이미지 결정하는 만큼 적극 운영돼야"
… 제주도지사·시장 등 리더들 의지에 성패 달려"
  • 입력 : 2017. 06.24(토) 23:3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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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부터 가동되는 제주도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가 '문화제주'의 이미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 운영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4일 제주문화포럼 주최 시민토론회 자리에서다. 제주문화포럼은 이날 오후 6시 김석윤 건축가(건축사사무소 김건축 대표)의 진행으로 산지천 분수광장에서 김만덕기념관까지 탐라문화광장 조성 현장을 돌아본 뒤 오후 7시부터 제주시 산지천 고씨 가옥에서 시민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탐라문화광장의 공공미술, 이대로 좋은가'주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양은희 건국대 글로컬문화전략연구소 연구교수는 미국 뉴욕의 사례를 들며 제주도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의 역할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뉴욕은 1898년 구성된 '뉴욕예술위원회'를 2008년 '뉴욕공공디자인위원회'로 개칭해 운영중"이라며 "이 제도는 그동안 뉴욕을 오늘날의 뉴욕답게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으며 도시미관 뿐만 아니라 도시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쳐 거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뉴욕공공디자인위원회는 거리 미관, 공공미술 설치와 보존 관련 공사 심사를 하고 공공미술 관리와 운영, 아카이브 기록 책임을 맡고 있다.

제주에서도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뉴욕의 사례와 유사한 제주도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가 설치된다. 9월부터 운영 예정인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는 도내 공공기관에서 조성·제작·설치·운영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 시설물과 용품, 시각 이미지 등에 대해 공공성과 심미성을 심의한다.

양 교수는 "제주도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는 소극적인 심의 역할에 머무르지 말고 적극적으로 제주의 이미지에 대한 토론, 의견수렴, 홍보에 나서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의 적용에 따른 공공디자인 심의만 할 것이 아니라 설치 후 결과물의 관리 감독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범위의 업무를 맡아 '디자인 마인드'를 구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제주도와 행정시가 추진할 공공미술 작품 심의 업무도 담당해야 하며 지자체가 관여한 공공미술 작품의 보수, 이동, 제거 등에 관련된 업무도 심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 지역 미술관, 외부 전문가 등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제주의 미적 환경을 높이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김석윤 건축가는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도지사, 시장 등 리더들의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름뿐인 제주도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 운영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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