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염 심각한데 제주도는 안일하게 '심드렁'

[사설]폭염 심각한데 제주도는 안일하게 '심드렁'
  • 입력 : 2017. 07.26(수)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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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예년에 비해 폭염이 일찍 찾아든데다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그런가 하면 극히 일부지역에만 비를 퍼부어 장마철을 무색케 한다. 이 때문에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로 인해 서부지역 등은 폭염으로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있어 걱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오전 11시 48분 제주시 구좌읍 김녕의 기온이 38.6℃까지 치솟았다. 이날 제주 주요지점의 낮 최고기온은 강정 35.8℃, 외도 35.0℃, 제주 34.9℃, 표선 34.6℃, 한림 34.0℃, 성산 33.8℃, 서귀포 32.8℃, 고산 31.2℃이다. 지난 16일 제주도 북부와 동부에 폭염주의보가 다시 발효되고, 20일 산간을 제외한 전역으로 확대된 뒤 8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특보 가운데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 기온이 33℃ 이상, 폭염경보는 35℃ 이상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제주지방의 폭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올 여름 제주에는 유례없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중 23일 현재까지 일평균 기온이 30℃가 넘는 날이 8일로 나타나 지금 추세대로라면 10일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1960년 이래 7월 중 일평균기온이 30℃를 넘긴 날이 5일 이상인 해는 올해와 2013년(6일) 뿐이다. 올해 제주의 7월 평균기온도 평년값(25.8℃)보다 3℃ 이상 올라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29℃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현재 7월 평균기온은 29.1℃를 기록해 올해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폭염이 언제 수그러들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없다. 제주에 폭염이 덮치면서 열사병과 수난사고 등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소방당국은 최근 폭염 관련 출동건수가 증가하자 폭염구조대를 지정, 폭염 대비 출동대를 추가 편성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최고 폭염으로 기록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작 지방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른다. 폭염을 여름철 으레 넘기는 통과의례로 안일하게 여기는 모양이다. 제주도는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서둘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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