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발전기 고치려 10억을 써야한다니···

13억 발전기 고치려 10억을 써야한다니···
내년 신규 압력관로 매설 공사 착수 5년만에 재가동
道, 전력 판매 못한 손실비용 또는 공사비 청구 검토
  • 입력 : 2017. 07.26(수) 18:07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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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고장 난채 방치된 어승생 제2저수지의 소수력발전기를 5년 만에 재가동한다. 그러나 13억여원을 들여 만든 소수력발전기를 고치려면 10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투입해야 해 예산 낭비란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어승생 제2저수지 소수력발전기에 연결할 새로운 발전용 압력 관로를 매설하는 공사를 내년 초 실시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공사가 끝나면 그해 하반기부터 소수력발전기를 다시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력발전기가 재가동되는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제주도는 국비 6억6800만원과 지방비 6억6800만원 등 모두 13억3600만원을 들여 지난 2013년 10월 어승생 제2저수지에 소수력발전기를 시설했지만 3개월 만에 압력관로 연결부에서 물이 새 현재까지 가동을 중단해왔다. 누수는 설계 과정에서의 잘못된 수압 적용 등의 문제로 발생했다고 제주도는 밝혔다.

 새로운 발전용 압력 관로를 매설하는 공사비로는 10억원이 책정됐다. 앞서 제주도는 공사 방식· 비용 등을 결정하기 위해 5000만원을 들여 실시설계용역도 했다. 애초 발전용 압력 관로 매설 비용은 8억원으로 추정됐지만 용역 결과 2억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억원 짜리 소수력발전기를 고치려고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셈이다. 특히 소수력발전기 설치할 때는 국가가 그 비용의 절반을 내놨지만 내년 공사 비용은 모두 제주도가 부담해야한다.

 앞으로 제주도는 소송을 제기해 소수력발전기 설계업체 등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소수력발전기를 가동하지 못하면서 초래한 손실 비용 또는 발전용 압력관로 매설 공사비를 업체 측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가로 투입되는 예산을 전부 보상 받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어승생 소수력발전기로 얻을 수 있는 한해 전기 판매수익이 81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도가 업체 측에 손실금액을 요구해도 최대 받을 수 있는 비용은 4년치 판매수익에 해당하는 3억2000여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 제주도에게도 설계·시공 감독을 잘못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10억원으로 책정된 압력관로 매설비를 모두 청구해도 업체의 책임은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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