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파문… 자영업계는 '전전긍긍'

살충제 달걀 파문… 자영업계는 '전전긍긍'
AI 가격 폭등 이어 이번엔 수급난까지
중소형 마트에선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
  • 입력 : 2017. 08.15(화) 17:2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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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인해 확인이 될 때까지 판매를 잠정 중단합니다."

 '살충제 달걀'여파로 15일 오전 제주시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 코너 앞은 한산했다. 이미 달걀은 모두 치워져 있었고,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는 표지만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에 이어 일부 국내산 달걀에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 "달걀 판매를 진행하다 납품업체의 연락으로 오전 10시30분부터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면서 "일부 고객들은 불과 10분 전에 다른 사람은 샀는데, 왜 나는 구입하지 못하냐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와 농산물품질평가원은 15일 도내 3000마리 이상 달걀 사육농가 23곳의 출하를 중단시키고, 현재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살충제 검출 여부는 3일~4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물론 씨유(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도 달걀 판매를 중지했다.

 이로 인해 식당과 빵집 등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커지고 있다. AI 사태로 인해 달걀 값이 폭등한데 이어 이번엔 살충제 파문으로 수급마저 불안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제주시내에서 빵집을 하고 있는 조모(45·여)씨는 "AI사태 이후 달걀값이 한 판에 2000원 가량 올랐는데, 이젠 아예 구입도 하지 못할 판국"이라며 "현재 3일치 비축 달걀이 있지만, 수급난이 장기화되면 빵집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서귀포시에서 육개장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2)씨는 "손님들이 불안해 할 것을 염려해 일부러 육개장과 함께 나오는 달걀을 제외시키고, 반찬도 달걀이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바꾸고 있다"며 "하지만 육개장에 달걀이 들어가지 않으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는 손님들이 있어 매출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달걀을 사재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판매 중단이나 회수 조치가 늦은 중소형 마트에서다.

 제주시내에 있는 한 중소형 마트 관계자는 "오전까지 달걀 20판을 한 번에 구입하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평소에는 없던 구입 가능을 묻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며 "오후 2시쯤 납품업체가 방문, 달걀 회수가 이뤄지면서 이러한 현상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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