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첫 주교는 은총… 섬김과 사랑의 리더십으로"

"제주교구 첫 주교는 은총… 섬김과 사랑의 리더십으로"
15일 금악 삼위일체대성당서 '문창우 비오 주교 서품식'
3500여명 참석 교구 설정 40주년만에 첫 주교 탄생 축하
문 대통령 "제주를 소통과 공감의 공동체로 만들어주길"
  • 입력 : 2017. 08.16(수) 06:3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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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의 경사이면서 제주교구를 위해 걸어온 분들에 대한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되게 해주십시오'라는 사목 목표 아래 섬김과 사랑, 기쁨과 은총의 리더십이 우리 가운데 자리매김할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천주교제주교구 설정 40주년만에 제주교구 출신 첫 주교의 주인공이 된 문창우 주교. '하느님 백성을 위한 영적인 봉사'의 길을 걷게 된 문 주교가 서품식을 마무리하며 이같은 답사를 하자 오래도록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가톨릭 축일인 성모승천대축일인 15일 저녁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삼위일체대성당. 한국천주교회 주교, 제주지역 가톨릭 신자 등 3500여명이 참석해 천주교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의 주례로 '천주교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 서품식'이 열렸다. 제주종교인협의회의 불교·원불교·개신교 대표, 제주4·3기관과 단체, 강정마을 주민, 세월호 유가족, 탈학교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도 서품식에 초청됐다.

비가 오다 그치길 반복하는 날씨 속에도 참석자들은 2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서품식에서 자리를 뜨는 법 없이 제주교구 새로운 주교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뻐했다. "참으로 행복한 날"이라는 문 주교는 서품을 받고 주교들과 껴안으며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동안 벅찬 감동이 밀려오는 듯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문창우 주교 서품 뒤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진선희기자

이날 강우일 주교는 강론을 통해 "세월이 흐를수록 '주교'라는 호칭이 우리말로 잘못 번역되었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며 "초대 교회에서 주교는 '에프스코포스'로 직역하면 '위에서 두루두루 살펴보다'는 말로 공동체 전체가 차질없이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하고 조망하는 자리라는 뜻"이라고 했다. 강 주교는 "오늘 문창우 비오 주교님에게 선배로서 '이런 주교가 되시오' 말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주교가 무엇하는 사람인지 잘 연구해 보라고 말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교품을 받은 문창우 주교가 첫 강복을 하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문 주교가 서품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을 두고 "'울보' 문창우 주교님"이라고 축사의 운을 뗀 뒤 "문창우 주교님의 울음은 감사, 감동, 동정과 함께 아파하는 이웃과 함께해온 순수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제주출신 주교를 맞이한 것에 대해 한국주교회의 주교단을 대신해 축하드린다"며 "지금까지 겸손, 순명의 삶을 살아온 것처럼 오늘 제단에 엎드려 봉헌한 그 마음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종민 문체부 제1차관이 대신해 읽은 축사를 통해 "제주를 소통과 공감의 공동체, 평화와 사랑이 거룩한 공동체로 만들어가는데 앞장서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서품식을 찾아 "문 주교님은 평화의 섬 제주의 많은 아픔과 갈등을 끌어안기 위한 사목의 길을 걸어오셨다"며 "문 주교님의 사목을 통해 제주섬의 아픔을 치유하고 축복을 더 크게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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