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 투어리즘 워크숍 '셰르파의 걷기'

제주비엔날레 투어리즘 워크숍 '셰르파의 걷기'
산악인·동호인·네팔 셰르파 한라산 등반 동행
"산행, 주위 둘러보고 천천히 생각하며 걸어야"
  • 입력 : 2017. 09.24(일) 17:38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립미술관과 한라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주비엔날레 2017 투어리즘' 워크숍의 일환으로 24일 한라산 영실코스에서 '셰르파의 걷기'가 마련됐다. 사진은 윗세오름에서 제주비엔날레 설명 이후 기념촬영 모습.

제주의 산악인과 동호인 그리고 국내 예술인, 네팔 현지 셰르파가 한라산 등반에 동행했다.

제주도립미술관과 한라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주비엔날레 2017 투어리즘' 워크숍의 일환으로 24일 한라산 영실코스에서 '셰르파의 걷기'가 마련됐다. 산악인오희준기념사업회와 한라산둘레길, 제주도립미술관, 무늬만커뮤니티 관계자 등 30여명은 함께 산행하며 제주의 생태와 인문학, 네팔과 히말라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라산과 히말라야, 그리고 제주와 네팔이라는 쉽게 연상되지 않는 공통점 찾기에서 참가자들은 천천히 산행길에 오르며 산에 대한 경외감과 환경보전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내며 서로 배려하며 자연과 점차 동화됐다.

셰르파 상게가 24일 한라산 영실코스 등반에 앞서 자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16년간 네팔에서 셰르파로 활동한 상게(Sange·33)는 "히말라야는 네팔사람들에게 신성시 되는 곳"이라며 "한라산은 히말라야와 다르게 단풍과 꽃이 피는 곳이 있고 돌도 다른 것 같아 이색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걷는 것은 '느림의 미학'라고 하는데 어떻게 산행을 해야 하나'라는 방법론에 대한 질문에 "히말라야를 빠르게 걸어 오른다면, 모든 산행이나 트레킹처럼 소중한 것을 스쳐가며 못 보는 게 많다"며 "또한 산을 오를수록 산소가 적어 체력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천천히 생각하며 걸어야 한다"고 답했다. "비스따레이(천천히)." 셰르파를 하면서 한국인에게 많이 썼던 말이라고 했다.

셰르파 상게가 24일 한라산 영실코스 등반 도중 오문필 전 한라산등산학교장 등 제주산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셰르파 상게가 한라산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1월 영상촬영차 한라산을 찾았지만 폭설로 산행을 포기했다고 회상했다.

상게가 제주를 찾은 것은 무늬만커뮤니티 김월식 대표와의 인연이 있기에 가능했다.

비엔날레 초청작가인 김 대표는 "3년 전부터 탐라미술인협회를 통해 양국의 아픈 역사인 제주 4·3과 네팔의 마오이스트(Maoist)에 의한 20년간의 게릴라 폭력활동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셰르파 상게는 작품의 등장인물로서 16살 때 마오이스트에 의해 학도군으로 강제 징용됐고, 이후 목숨을 걸고 탈영, 4년만에야 고향에 돌아갈 수 있었던 희생의 역사를 견뎌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제주와 네팔 모두 강대국의 이데올로기에 무고한 희생을 당한 곳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김준기 도립미술관장은 "여행도 하나의 '쇼셜아트'로 가능하며 내년 그림과 조각 등을 포함해 제주 곳곳을 찾아가는 비엔날레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특히 한라산 산행과 연계해 지리산과의 교류를 통한 행사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오문필 전 한라산등산학교장은 산행중 휴식시간마다 한라산과 영실기암, 오백장군 그리고 제주자연의 생태와 환경보호, 산악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일행에게 설명하며 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46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