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 둥지 튼 탐라문화제 '절반의 성공'

산지천 둥지 튼 탐라문화제 '절반의 성공'
20~24일 닷새간 일정 폐막
  • 입력 : 2017. 09.25(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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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 대회에서 성산팀이 공연하고 있다. 이 팀은 일반부 최고상을 받았다. 강경민기자

제주문화관 등 젊은층 유인
산짓물공원 등 활용도 높여
'문화의 길'은 시도에 그쳐
고질적 소음 민원도 숙제로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으로 향한 탐라문화제. 관객몰이에 성공한 반면 프로그램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행사장 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도심에서 축제가 치러지면서 소음·주차 민원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남겼다.

올해로 56회째인 탐라문화제는 1962년 제주예술제에서 시작된 전통깊은 문화축제다. 축제 개설 이래 제주시내 극장, 관덕정, 종합경기장, 신산공원, 탑동 광장을 전전해온 탐라문화제는 탐라문화광장 조성에 맞춰 이번에 처음 산지천 일대에서 축제판을 벌였다.

제주예총이 주최한 이번 축제는 지난 20일 시작돼 24일까지 치러졌다. 기원축제, 제주문화가장축제, 제주문화축제, 참여문화축제 등 크게 4개의 축제로 짜여 매일매일 공연과 참여 프로그램이 잇따랐다. 민속예술과 걸궁 경연, 제주어 말하기 대회, 학생 풍물 경연 등 탐라문화광장에 탐라문화가 깃들었다.

이를 위해 산짓물공원에 특설무대를 꾸몄고 북수구광장, 칠성로 거리를 축제장으로 바꿔놓았다. 동문로터리에서 김만덕기념관에 이르는 구간엔 40여개의 체험 부스가 차려졌다.

올해는 도심 축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무형문화재 기능 시연과 도포입고 갓쓰기 체험 등 제주문화관으로 탈바꿈한 고씨가옥, 등을 매달아 야간 볼거리를 제공한 산지천 임시 부교 등은 그동안 탐라문화제와 거리를 뒀던 젊은 관객들의 SNS 게시용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를 누렸다. 개·폐막식 등 주요 행사장이었던 산짓물공원 특설무대는 탐라문화광장 활용의 길을 텄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칠성로에서 산지천 축제장으로 향하는 거리에 조성한 '문화의 길'은 '시도'에 그쳤다. 비가림 시설을 설치해 거리공연, 전시, 체험을 이어갔지만 다른 구간에도 유사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주목을 끌지 못했다. 동문로 구간의 일부 체험 부스는 음식점 홍보 장소 등으로 변질됐다.

매일 밤 10시까지 행사가 지속되면서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은 점도 숙제다. 행사장 주변 차량 출입을 통제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주차 불편 민원도 제기됐다. 이번에 건입동 마을회장이 해설을 맡은 산지천 역사문화탐방처럼 주민 주도형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탐라문화광장 주변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축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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