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함께]'설문대할망' 펴낸 장영주씨

[저자와함께]'설문대할망' 펴낸 장영주씨
"설화동화, 전자책 100권에 담고 싶어"
1991년 전래동화 제주편 바탕
  • 입력 : 2017. 10.13(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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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장영주씨는 제주 설화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쓴 설화동화를 훗날 전자책 100권으로 집대성하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쓴 설화
마을 돌며 채록한 70여편 담겨




"하루는 설문대가 치마에 흙을 담았습니다. 조그만 산을 만들게 아니라, 큰 산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치마에 흙을 담고 굽혔던 허리를 펴고 걸음을 옮기는데 그만 치마에 뚫린 구멍으로 흙이 새어나왔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흙이 구멍으로 흘러 떨어져 작은 산이 수없이 생겼습니다."

그가 우리에게 익숙한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상은 아이들이다. 이름해서 설화동화다. 그가 정의하는 설화동화는 이렇다. "신화·전설·민담·고전·우화·속담 등과 같은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고치거나 또는 그러한 특징을 나타낸 동화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1990년 제주지역 일간지에 이같은 설화동화를 연재했던 아동문학가 장영주씨. 그가 '제주도 최초 설화동화 연구'라는 부제를 단 '설문대할망'을 내놓았다. 1991년에 그가 집필해 '민족전래동화' 6권, 8권, 9권 등 제주편으로 묶였던 세 권의 책을 바탕으로 문학성을 더해 쓴 설화동화 등을 담아냈다.

지난 수십년간 교단에 섰고 지금은 초등교장으로 재직중인 그가 설화동화에 관심을 가진 건 아이들 때문이다. "제주도에는 전래 동화가 없냐"던 어린 학생의 질문이 자극이 됐다. 1978년 '어깨동무'에 '일기동화' 형식의 작품을 발표하며 동화 쓰기의 첫 발을 뗀 그는 주변에 흘러다니는 옛 이야기를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았다. 신문 연재가 이루어질 때는 제주지역 한 마을에서 한 편씩 제주를 특징할 수 있는 신화와 전설을 끌어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듬어갔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며 1970년대부터 그가 제주에서 조사·채록했다는 설화동화가 이 책에 실렸다. '제주가 처음 열리던 날'부터 '곽지할망당'까지 70편이 넘는다. 마을에서 전해오는 설화를 구술해줄 이들이 머잖아 사라질지 모르는 시대여서일까. 권선징악, 인과응보 같은 주제가 펼쳐지는 낯선 듯 익숙한 동화 한 편, 한 편이 달리 보인다.

그는 설화를 동화로 새롭게 쓰는 일만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작업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설문대 설화 스토리텔링, 제줏말로 풀어쓰기, 노래제작 등이 한 예다.

'설문대신화에 나타난 교육이념 연구'로 박사학위를 땄고 이번엔 30여년 간 진행된 제주 설화동화 작업의 여정을 정리한 책을 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이 자료를 근간으로 설화발생지 사진을 곁들여 100권의 전자책을 제작해 제주도 설화동화의 결정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책과나무. 1만2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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