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양돈장 관리 엉망, 강도 높은 대책 마련해야

[사설]양돈장 관리 엉망, 강도 높은 대책 마련해야
  • 입력 : 2017. 10.18(수)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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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양돈장 관리가 엉망이다. 도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결과 양돈장 관리에 완전히 구멍이 뚫렸다. 사육두수는 말할 것도 없고 분뇨 배출량도 상당히 차이났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새로운 시스템까지 도입해 양돈장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 모양이다. 도대체 행정은 뭘 관리해 왔는지 한심스럽다.

제주도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도내 양돈농가 296곳을 대상으로 돼지 사육두수와 분뇨 배출량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다. 전수조사 결과 양돈농가들은 가축이력관리시스템에 돼지 54만624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고 등록했다. 하지만 실제 사육되는 돼지는 55만8086마리로 무려 1만2000마리 가까이 많았다. 신고된 사육두수와 실제 사육두수가 20% 이상 차이난 농가가 전체의 15%인 43곳에 달했다. 한 농가는 신고한 사육 규모보다 1499마리를 더 키우고 있었다.

이와함께 전수조사 사육두수를 근거로 추정한 분뇨 배출량도 다르기는 마찬가지다. 가축분뇨전자인계관리시스템(배출·수집·운반 등 가축분뇨 처리 과정 인터넷으로 확인)에 등록된 분뇨 배출량 역시 실제 배출량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 사육두수를 근거로 산출한 결과 양돈농가에서 하루 평균 배출하는 돼지분뇨는 2846t이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 기준에 따라 돼지 1마리가 하루 5.1㎏의 분뇨를 배출하는 것으로 계산해 추산한 것이다. 그러나 가축분뇨전자인계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돼지분뇨 처리량은 이보다 255t 가량 적은 2591t으로 조사됐다. 그러니까 매일 상당량의 분뇨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사육하는 돼지에 비해 분뇨 처리량이 적은 49곳에 대해서는 정밀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새로 제도를 도입하면 뭣하나. 양돈농가는 분뇨 배출량을 속이고 행정은 손놓아버렸으니 말이다. 물론 1차적으로 양돈농가의 잘못이 크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양돈농가만 탓할 수도 없다. 이들을 관리해야 할 행정이 제대로 했다면 분뇨 무단 배출사태 같은 충격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행정이 얼마나 허술했으면 수천t의 분뇨를 마구 배출할 때까지 모르겠는가. 양돈산업은 청정제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만큼 강도높은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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