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웅덩이 맴돈 돌고래… 해석 분분

해안 웅덩이 맴돈 돌고래… 해석 분분
3차례나 원담 방문해 길게는 2달간 체류
고등어·전갱이 등 먹이 풍부해 찾아온 듯
"연안환경 급변한 것 때문 아니냐" 우려도
  • 입력 : 2017. 11.15(수) 17:58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제주시 구좌읍 행원 양식단지 인근 원담에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들어와 보름여 만인 지난 7일 바다로 나갔다. 이 돌고래는 앞서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9월에도 이 원담을 찾아와 길게는 2달 가까이 생활했다. 사진=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제주시 구좌읍 행원 양식단지 인근 원담에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들어왔다. 신고를 접수한 제주해양경찰서는 구조 작업을 벌이려 했으나, 인위적으로 구조를 할 경우 돌고래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 김병엽 교수의 의견에 따라 자력으로 빠져나올 때까지 관찰하기로 했다.

 이후 돌고래는 원담에 있는 전갱이와 고등어 등을 잡아 먹으며 생활했고, 무려 보름여 만인 지난 7일 바다로 나갔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해안 웅덩이인 원담은 밀물을 따라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이 되면 돌담에 가로막혀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 곳으로, 해당 돌고래는 먹이 활동을 위해 원담을 찾아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이 돌고래는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9월에도 해당 원담에 들어와 길게는 2달 가까이 생활했으며, 전문가들은 먹이 활동을 하다 갇힌 것이 아닌 스스로 이 곳에 찾아온 것으로 보고 이름을 '원담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러한 원담이의 활동이 제주도 해양 환경이 급변하면서 나타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 전지역에서 활동하던 남방큰돌고래가 최근 들어 제주도 서쪽과 북동쪽에서만 출몰해 활동 범위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병엽 교수는 "풍력발전기와 양식장 등 제주 연안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특정 지역으로 돌고래가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제주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의 사체의 주요 사인은 아직까지 어선 그물이나 노쇠화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해양 포유류 질병에 대한 조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생태계 파괴로 인한 돌고래 죽음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현재 돌고래 사체 이빨의 닳기 정도, 피부에 난 상처 등으로 사인을 규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에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100여마리로 추산되고 있으며, 가끔 3~4㎞ 앞바다까지 나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2~3㎞ 이내에서 자주 출현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80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