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이사 갈등에 애꿎은 조합원만 피해

조합장-이사 갈등에 애꿎은 조합원만 피해
감협, 대정·안덕 감귤APC 부지 매입하고도 착공 난항
6월 이사회에서 '경제성 없다'며 보류해 착공 차질
이사회서 또 부결되면 국비 32억 반납해야 할 수도
  • 입력 : 2017. 11.15(수) 18:19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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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감귤농협이 추진하는 대정·안덕 감귤 거점산지유통센터(APC)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총 사업비 8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부지를 확보해 건축허가까지 받아놓은 상태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쳐 착공이 미뤄져 왔는데, 조만간 열릴 11월 이사회에서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제주도와 감협에 따르면 감협은 대정과 안덕지역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감귤 처리를 위한 APC 건립을 위해 2015년 대정농공단지 내에 4만6000㎡의 부지를 매입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건축에 필요한 총 사업비 80억원 중 국비 32억원과 도비 24억원을 확보하고 올해 건축허가도 받았다.

 대정·안덕 APC는 연면적 4950㎡의 3층 건물에 4조 라인의 비파괴 전자동선별기를 설치해 연간 7000t의 감귤 처리가 가능한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APC 착공에 앞서 지난 6월 감협 이사회에 상정된 고정자산취득 심의에 대해 "유통센터 운영이 경제성이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 후 APC 건립 안건은 조합장과 이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이사회에 상정하지 않다가 연말을 앞두고 이달 이사회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 조합원들은 농민들이 생산한 감귤을 좋은 값으로 팔아주는 품목농협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조합이 언제까지 서로 불신하며 갈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냐며 꼬집고 있다. 대정지역의 한 조합원은 "도 전역에 비과괴 감귤APC가 들어서 있는데 유일하게 대정·안덕에만 없어 다른지역의 APC를 이용하면서 불편이 크다"며 "감귤 선별 인프라인 APC 운영을 놓고 적자타령을 할 게 아니라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조합의 역할 아니냐"고 말했다.

 김용호 감협 조합장은 "대정·안덕 감귤APC 건립은 2016년 감협 대의원회를 통과한 사안이고, 조합원들에게 올해 유통센터를 착공하겠다고 밝혀왔는데 이사회의 반대로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대정·안덕 APC 건립에 반대한다는 한 감협 이사는 "지난 10월 열린 이사회에서 운영중인 7개 감귤APC의 경영성과를 가결산한 결과 APC를 추가할 경우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대정·안덕APC는 이사회의 의견수렴 없이 조합장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등 사업마다 농협법이나 조합정관에 명시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서 조합이 부도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대정·안덕APC 추진 여부에 대해 농림축산산식품부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대정·안덕 APC 착공이 올해내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확보된 국비는 사고이월 후 재추진할 순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사회에서 반대의 뜻이 확고하다면 조합에서 추진의사가 없다고 보고 접어야 할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어렵게 따낸 국비를 반납한다면 앞으로 감협서 추진하는 사업의 국비 확보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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