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버려진 불법쓰레기와 '깨진 유리창의 법칙'

[열린마당]버려진 불법쓰레기와 '깨진 유리창의 법칙'
  • 입력 : 2017. 11.16(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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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늦은 오후 클린하우스에서 근무하는 청결지킴이 한 분이 "여기 클린하우스에 누가 깨진 유리 창문을 쌓아두고 갔는데, CCTV 확인해서 과태료 부과 해줍서"라며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 왔다.

급한 일을 마무리하고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에 올라갔을 땐 한쪽 구석에 누군가 버리고 간 깨진 유리 창문이 무덤처럼 높게 쌓여져 있었고, 그 주변에는 감귤밭에서 태우고 남은 듯한 잿더미와 잘 분류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비료포대에 담겨 있었다. 너저분하게 쌓여진 유리 창문을 보며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 바로 범죄 심리학에 나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 이 법칙은 건물의 깨진 유리창과 같이 사소한 부분을 방치하면 더 큰 무질서와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법칙이다.

누군가 무심코 버리고 간 쓰레기 위로 또 다른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클린하우스는 아무렇게나 버려도 되는 곳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결국 클린하우스 정비를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들여야 할 것이다.

1인당 쓰레기 배출량 전국 1위라는 타이틀은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더 이상 쓰레기 처리장을 위한 공간 확보도 어렵고 처리장 운영 역시 토양, 지하수, 대기의 오염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쓰레기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한다. 배고픔에 예민해진 신경을 다스려가며 배를 움켜쥐고 운동을 하듯이 쓰레기 다이어트 역시 불편을 감수해가며 발생되는 쓰레기양을 줄이고 재활용되는 품목을 분류하고 요일에 맞춰 배출하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정책과 시설운영에 깨진 유리창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관리해 나가는 행정의 노력과 내가 버린 쓰레기가 깨진 유리창이 되지는 않는지 다시금 살피는 시민의 습관이 어우러져 제주섬에 클린플라워가 피길 기대해 본다.

<문수 서귀포시 남원읍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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