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심 속 스쳐가던 거리·건물이 관광명소로

홍콩 도심 속 스쳐가던 거리·건물이 관광명소로
쇼핑·미식 넘어 새롭게 변화하는 홍콩 관광 (하)
홍콩의 과거와 현재 공존하는 올드타운센트럴
  • 입력 : 1970. 01.01(목) 09: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얼음저장소로 1892년 건설됐다 올해 6월까지 오픈갤러리와 라이브 음악공연장으로 재활용됐던 프린지클럽. 프린지 클럽은 내년 1월말까지 2차 리모델링될 예정이며 사진은 리모델링 공사가 이뤄지기 전 모습.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쇼핑·미식의 도시 홍콩은 역사적인 장소를 발굴하고 그를 활용해 새로운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특히 도심 속에 남아 있는 옛 홍콩의 정취를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주목하고 있다. 본지는 홍콩관광청 초청으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홍콩을 방문해 새롭게 변화한 홍콩의 모습을 취재했다.

▷오늘에 어제를 더하다=홍콩은 옛 건물과 교통수단 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왔다. 대표적으로 홍콩에서 가장 높은 산인 빅토리아 피크 광장에 위치한 피크트램과 벽돌집 레스토랑을 꼽을 수 있다. 빅토리아 피크를 오르는 교통수단으로 실제로 1890년대 사용됐던 피크트램은 현재 홍콩관광정보를 알려주는 관광정보센터로 활용되고 있고, 트램이 없던 시절 물자를 지고 날랐던 홍콩노동자들의 쉼터로 사용됐던 벽돌집은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했다. 홍콩의 마천루를 보기위해 스카이테라스를 찾은 관광객들은 광장에 위치한 이 두 곳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곤 한다.

홍콩 도심 속 스쳐 지나가던 거리와 장소에 역사와 새로운 문화가 융합되면서 관광명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올드타운센트럴내에 위치한 한 골목.

 이처럼 옛 건물 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홍콩은 최근 수십층의 빌딩숲 속 숨어있는 홍콩의 옛 스토리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역 정체성을 부각시키며 강력한 관광콘텐츠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스쳐 지나가던 거리와 장소에 역사와 새로운 문화가 융합되면서 관광명소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올드타운센트럴이다. 올드타운센트럴은 셩완과 센트럴 지역을 아우르는 곳으로, 세계의 금융·패션이 집약된 도심중심가에 남아있는 홍콩의 옛 정취를 발굴해 관광자원화했다.

 올드타운센트럴은 10년 전 고층의 미들레벨에스컬레이터 주변 일반주택에 서양인과 유학파들이 자기만의 개성을 담은 레스토랑과 편집샵 등을 열면서 시작됐다. 작은 거리에 인종과 나라를 초월한 음식과 문화가 섞인 이곳은 곧 소호(SOHO)라 불리며 현지인과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그러면서 이 주변 거리와 건물 등에 남아 있는 홍콩의 옛 건축물과 역사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에 홍콩정부는 이 일대를 올드타운센트럴이라 이름 붙이고 육성하고 있다.

 올드타운센트럴 안에는 영국이 홍콩을 점령하기 위해 처음 발을 내린 역사적인 장소(포제션스트리트)와 혁명가 쑨원이 소년시절 다녔던 학교, 등교길이 남아있고 1951년에 지어진 옛 기혼경찰기숙사(PMQ)를 리모델링한 공방도 볼 수 있다. 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동시에 옛 것이 끊임없이 새롭게 재탄생시키고 있다.

PMQ(Police Married Quarters, 기혼 경찰 숙소)는 옛 공간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활력있는 공간이 됐다. 현재 젊은 아티스트들이 운영하는 100여개의 숍들이 두 개의 빌딩에 입점해 있다.



 특히 PMQ(Police Married Quarters, 기혼 경찰 숙소)는 옛 공간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활력있게 변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PMQ는 홍콩 최초의 초·중등공립학교가 있던 곳으로, 학교건물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심각하게 파괴된 이후 1951년 경찰숙소로 재건됐다. 경찰숙소는 지난 2000년부터 비어있는 상태였다가 2010년 독창적인 문화예술공간 만들기 프로젝트에 의해 변화됐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지난 2014년부터 정부 지원을 받아 PMQ에 입주해있으며, 이들은 공방과 디자이너숍을 운영하며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PMQ 운영사무소를 통해 해외 아티스트와의 교류, 전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나란히 바라보고 있는 두 개의 빌딩에 100여개의 숍들이 입점해 있고 가운데 넓은 광장에는 플리마켓, 전시회와 같은 크고 작은 이벤트가 열린다. PMQ는 또 건물 밑에 지하전시실을 마련해 건축 재건 시 발견된 각기 다른 건축 자재 등을 통해 건물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홍콩관광청은 PMQ와 포제션스트리트, 만모사원(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등 역사적 의의가 깊은 장소와 소호 레스토랑 등을 묶어 관광코스화하고, 올드타운센트럴 도로 곳곳에 이정표를 세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얼음저장소로 1892년 건설됐다 올해 6월까지 오픈갤러리와 라이브 음악공연장으로 재활용됐던 프린지클럽은 내년 1월말까지 2차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또 영국 식민지시대 중앙경찰서와 관공서, 빅토리아 감옥으로 활용됐던 타이 퀸 역시 문화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끝>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15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