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화 팔아먹는 국가정원 조성 사업 중단돼야"

"제주 신화 팔아먹는 국가정원 조성 사업 중단돼야"
제주민예총 성명내고 "제주 인문자원에 대한 몰이해" 비판
  • 입력 : 2018. 02.06(화) 13:2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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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추진하는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189-5번지 물영아리오름 일대의 국가정원 구상은 "환경적·인문학적 재앙을 일으키는 무모한 사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민예총 정책위원회는 6일 성명을 내고 "제주 신화를 팔아먹는 제주 국가 정원 조성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민예총은 성명에서 제주도가 최근 제주국가정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2차 중간 보고회 자료를 통해 물영아리오름을 '신화의 고장 제주도내 신령이 깃든 랜드마크'로 일컬으며 '전 세계 유일의 명소로 창조하겠다'는 장밋빛 구상을 내놓은 일과 관련 "이는 제주의 신화와 그것을 탄생시킨 대자연을 바라보는 제주도정의 빈곤한 철학을 여과 없이 증명해 주고 있다"며 "이미 람사르 습지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물영아리오름은 인공의 때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천연의 가치를 지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물영아리오름을 마치 제주도신화의 메카로 둔갑시켜 국가정원을 빌미삼아 장소와 무관한 짜맞추기식 스토리텔링으로 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는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제주 신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이자 개발의 명분을 얻기 위해 제주 신화를 파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될 제주국가정원에 '이공본풀이', '삼승할망본풀이', '세경본풀이', '차사본풀이'를 테마로 삼아 '자청비정원, 할락궁이정원, 서천꽃밭정원, 강림차사정원, 삼승할망정원' 등을 건설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제주민예총은 "제주의 신화는 제주인들의 구체적 삶을 바탕으로 한 제주의 인문 자산으로 물영아리 오름 일대인 서귀포시 남원읍에는 지역의 신화와 민속이 풍부하게 산재해 있다"며 "지역의 자산은 외면한 채 그럴듯한 언어로 포장해 제주 신화를 상업화하려는 시도는 제주의 인문자산을 아전인수격으로 왜곡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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