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하순에 내린 눈…준비 안된 대중교통

3월 하순에 내린 눈…준비 안된 대중교통
눈쌓인 5·16도로, 남조로 체인 미장착 차량 운행 다반사
커브길서 미끄러져 뒷차 통해 가로막으며 역주행 상황도
  • 입력 : 2018. 03.21(수) 14:46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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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도로에 많은 눈이 쌓인 21일 체인을 미장착해 달리던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뒤따르던 차량의 통행이 30분이 이상 지연되면 일부 차량은 역주행하는 아찔한 상황이 빚어졌다. 문미숙기자

제주 산간에 많은 눈이 내린 21일 오전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와 남조로에서 일부 차량들이 체인을 장착하지 않고 운행하다 눈길에 미끄러지는 등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검문소에서는 '소형차량 체인'이나 '소형 통제'라는 전광판을 켜놨지만 체인을 장착하지 않은 차량들이 통제없이 검문소를 통과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 날 제주 산간엔 20일 밤부터 내린 눈이 쌓이면서 5·16도로는 대형차량은 체인을 장착해 운행토록 하고, 소형 차량은 운행이 통제됐다.

 하지만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입구 이전부터 도로엔 많은 눈이 쌓였지만 서귀포로 향하는 버스들은 체인을 미장착한 채 제주대학교 입구 검문소를 그대로 통과했다. '소형차량 통제'라는 안내판이 무색하게 승용차들도 검문소를 속속 통과했다.

 그렇게 검문소를 통과후 제설작업도 이뤄지지 않은 도로를 힘겹게 운행하던 버스들은 도로가 미끄러워 운행이 어려워져서야 운행을 멈추고 체인을 장착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또 한 버스는 국제대를 지나 한라생태숲에 이르기 전 화단형 중앙분리대 구간에서 미끄러지면서 뒤따르던 차량 통행을 30분 이상 가로막기도 했다.

 도로 상황이 정리되기만을 기다리며 꼼짝없이 버스에서 대기하던 승객들은 도로 통행이 가로막힌 것을 확인한 서귀포방면 버스가 반대차선으로 역주행하는 아찔한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서귀포 소재 직장으로 출근한다는 한 버스 승객은 "평소 1시간 10분쯤 걸리던 출근길이 2시간정도 걸렸다"며 "미끄러운 눈길에 버스 운행이 평소보다 지연되는 건 충분히 이해되지만 체인을 미장착한 상태서 눈쌓인 꾸불꾸불한 도로를 달리는 건 위험천만한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남조로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출근했다는 운전자 현모(29)씨는 체인을 장착하지 않은 차들이 눈길에 도로에 멈춰서는 바람에 2시간 가까이 차 속에 갇혀 있었다.

 교래사거리와 에코랜드를 지나면서 양방향 차선에서 체인 미장착 차량이 오르막길을 오르지 못하고, 내리막 도로를 타던 차량들은 미끄러지거나 갓길에 임시 주정차하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운전자들은 차를 되돌리거나 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버스도 도로위 차량에 막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씨는 "에코랜드 입구에서 남조로 교차로까지 40분쯤 걸려 겨우 빠져나왔는데 교차로에서 체인 미장착 차량에 대한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며 "경찰은 체인 없인 돌문화공원까지 못간다고 말로만 권고할 뿐 체인 미장착 차량의 진입을 막진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대설 예비특보가 발효되면서 신속한 제설작업 등 철저한 대응을 약속했지만 21일 오전 신속한 제설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미숙·손정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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