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의 한라시론] 중국의 시진핑 2기 지도부 출범을 보면서

[김장환의 한라시론] 중국의 시진핑 2기 지도부 출범을 보면서
  • 입력 : 2018. 03.22(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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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19차 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 2기 리더십 강화와 민족적 자신감을 높이고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는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 국가전략비전을 제시한데 이어, 금년 3월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시진핑 2기 지도부 인선을 확정함으로써 시진핑 2기 지도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이를 바라보는 세계 각국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양할 수밖에 없지만, 그간 시진핑이 주창해 온 '중국몽'은 부유하고 존중받는 중국이 복원되기를 바라는 13억 중국인들의 염원을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최고 지도자의 연임제한을 삭제한 헌법 개정은 장기집권의 폐해를 가져올 수도 있으나 레임덕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고 강력한 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새롭게 출범한 시진핑 2기 지도부는 보다 공격적으로 대내외정책을 구사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러가 시진핑의 '중국몽'과 푸틴의 강력한 '러시아 재건'이란 구호아래 부강한 국가 건설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도 '아메리카 퍼스트'를 강력하게 추진함에 따라 강대국 간의 충돌과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제재와 공감대가 마련되었지만, 4월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중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해결협상에서 변수가 발생하거나,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경우 주변 강대국들은 상호 자국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한편, 시진핑주석이 민주주의와 역행하는 장기집권의 독재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중국인들은 익숙해지지 않은 민주주의에 대한 퇴보라는 견해보다는 '중국몽'과 '강군몽(强軍夢)'을 실현할 수 있고 '100여 년간의 치욕의 역사'를 극복하고 중국이 세계 최고의 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미래 비전에 더 많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유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제도화된 민주화와 서구의 시장경제를 효과적으로 융합하여 싱가폴을 발전시킨 리콴유의 통치모델이 중국에 많은 시사점을 준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는 국제정세를 분석하고 평가할 때, 우리의 제한된 시각만으로 보는 오류를 범하는 경향이 있다. 나라에 따라 장기집권이 가져오는 부작용도 있지만, 경제와 국방, 그리고 외교에서는 일관성과 효율성이 크다는 점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보아왔다. 중국이 바라보는 세계는 어떠한 것인지를 우리는 좀 더 진지하게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강소국의 국제적 입지를 스스로 공고히 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위상을 확고히 정립해 나가야 한다. 어떤 학자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는 데 실패한 자들만이 그 역사를 되풀이하는 벌을 받는 법이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중관계를 돌아보면 한국으로서는 북핵문제로 인해 파생된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한·중간의 교류중단과 관계후퇴를 경험했고, 그 영향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려움은 예상되지만 4월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의 긴장국면이 완화될 수 있다면 한중관계 정상화를 포함하여 국제적 협력 공간이 더 넓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 국제대 교수>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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