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의 목요담론]네트워크형 제주관광을 위한 제언

[이성용의 목요담론]네트워크형 제주관광을 위한 제언
  • 입력 : 2018. 05.17(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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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시계획가인 케빈 린치(Kevin Lynch)는 'Image of City'에서 도시의 5대 구성 요소를 노드(Node), 패스(Path), 엣지(Edge), 랜드마크(Landmark), 디스트릭트(District)로 제시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도로는 패스(Path) 로 볼 수 있고, 광장이나 회전교차로 등은 노드(Node), 도시를 대표하는 건물이나 상징물은 랜드마크(Landmark)에 해당한다.

최근 도시가 성장하면서 하나의 중심지를 가진 단순한 형태의 도시가 아니라 '네트워크형 도시'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네트워크형 도시란 생활권을 고려한 중심지를 여러 곳에 만들고 이러한 중심지들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갖추어 주는 도시이다. 도시내에서 중심성의 확보와 연결이 중요하기에 이러한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는 것 같다. 따라서 이러한 네트워크형과 관련해 제주에서 적용가능한 부분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제주지역은 타원형의 섬이며, 섬이다 보니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사람과 물류가 오고 간다. 타지역과 비교해서 도로망은 잘 갖춰져 있는데, 이러한 도로망들은 도시의 구성에서 중요한 골격을 형성하며 패스(Path)에 해당된다. 제주는 많은 경관자원 및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자원들을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노드(Node)는 점적 관광자원, 패스(Path)는 선적 관광자원, 디스트릭트(District)는 면적 관광자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제주의 점적 관광자원은 70∼90년대에 조성된 시설관광지가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과 도민들이 많이 찾았던 제주민속촌, 여미지식물원, 한림공원 등이 이러한 요소들이다. 이러한 시설관광지들은 제주관광의 주요 콘텐츠였고, 시설관광지에 방문하여 시설내부를 관람하는 것으로 관광이 이뤄졌다.

다음으로 2003년 주5일 근무제의 도입 및 정착과 더불어 2007년 제주올레의 시작으로 2010년 전후에 전국적인 걷는 길 조성 열풍이 있었다.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에 관광의 트렌드가 금전소비형에서 시간소비형으로 바뀌게 되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점적관광은 선적관광 형태로 전환됐다. 제주지역에서는 제주올레나 한라산탐방로와 더불어 오름탐방, 하천변 걷기 등과 같은 선적관광이 자리 잡게됐다. 이러한 선적 관광자원을 탐방하는 형태에서 향후에는 면적 관광자원 활용을 통한 관람과 체험의 복합적인 관광을 제안해 본다.

면적 관광자원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제주올레가 제주의 용천수나 마을을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주올레 탐방과 더불어 마을 내 볼거리나 마을의 인문·역사·문화적 자원의 스토리텔링을 더하면 면적 관광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제주올레를 찾는 사람들이 마을에서 제주 고유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면, 제주에서 새로운 관광패턴이 만들어져 이로 인해 관광객들은 새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마을주민들은 소득창출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과 더불어 제주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제주 고유의 문화, 경관 및 자연자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광객들과 더불어 제주의 가치를 나누고 공유할 수 있다면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기존에 보고, 느끼지 못했던 제주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제주는 점적 관광자원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주요 자원들을 선, 면으로 연결하고 네크워크화 시킨다면 더 좋은 제주가 될 것이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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