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예술단 역량 모을 협업 언제쯤…

제주도립예술단 역량 모을 협업 언제쯤…
4·3 앞둬 베르디 레퀴엠 등 몇 차례 시도에도 무산 사례
5개 예술단 조례 통합 불구 공동 무대 추진에 어려움
  • 입력 : 2018. 05.20(일) 16:4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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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저녁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 쉴 틈 없이 1시간 30여분 진행된 공연이 끝나자 몇 차례의 커튼콜이 이어졌다. 제주4·3 70주년과 제주도문예회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한 국립합창단 초청 베르디의 '레퀴엠'이 펼쳐진 자리였다.

국립합창단은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나지막한 선율로 진혼미사곡을 빚어냈다. 지휘를 맡은 윤의중 예술감독은 200명 가까운 연주자들이 이동해야 하는 만큼 제주 나들이 무대가 쉽지 않았던 점을 감안한 듯 "제주에서 공연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무대는 국립합창단이 꾸몄지만 4·3 70주년을 앞두고 제주도립예술단 공동으로 단연 최고의 레퀴엠으로 꼽히는 베르디의 이 곡을 연주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도립예술단 관계자의 제안은 성사되지 못했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무렵에도 도립예술단들이 한데 참여하는 축하 무대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도립예술단 설치·운영 조례에 따라 제주도행정부지사가 5개 예술단을 아우른 총단장을 맡고 있지만 이들 예술단은 제주도문화진흥원(도립무용단), 제주시(도립제주교향악단, 도립제주합창단), 서귀포시(도립서귀포관악단, 도립서귀포합창단)에서 제주자치도 출범 이전처럼 운영·관리되고 있다. 5개 예술단이 조례상으로만 묶여있을 뿐이어서 단체별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교류나 협업을 통해 역량을 모으는 일은 요원한 실정이다.

도립예술단 관계자는 "관리 주체가 각기 다른 상황이라 협업을 하려면 어느 예술단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끌어갈지 등 현실적 어려움이 생기더라"며 "제주지역에서 전문 연주자, 무용가들을 두고 있는 예술단인 만큼 앞으로는 공동 작업을 통해 의미있는 무대를 만드는 기회가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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