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국제관악제 결산] 빛났던 청춘 선율… 어림짐작 관객집계 개선돼야

[2018 제주국제관악제 결산] 빛났던 청춘 선율… 어림짐작 관객집계 개선돼야
  • 입력 : 2018. 08.19(일)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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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지난 15일 제주시 해변공연장에서 국내외 관악단으로 구성된 제주페스티벌윈드오케스트라가 경축 음악회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 제공

선우예권 등 개막 무대 화제
클리저는 감동의 호른 선율
식전공연 입장객 통제 허술
4반세기 앞둔 연륜에 맞춰
유료 연주·조직위 공간 과제
경연 공개 콩쿠르 활용 필요

시작과 끝에 청춘의 선율이 있었다. 제주국제관악제 개막 연주회와 마지막을 장식한 제주국제관악·타악콩쿠르 입상자 음악회가 그랬다.

제주도와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2018제주국제관악제가 9일 간의 금빛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주최측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전문공연장을 포함 22곳에서 펼쳐진 관악제 방문객이 5만여명이라고 했다.

▶문예회관 등 실내 공연장 청중 발길 늘어=이번 해는 '스타성'을 갖춘 젊은 연주자들이 초청됐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개막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두 팔이 없는 호른 연주자인 독일의 펠릭스 클리저가 대표적이다. 선우예권은 제주만이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관람객이 몰리며 초대권을 동나게 만들었다. 펠릭스 클리저는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은 공연으로 감동을 안겼다.

해변공연장 광복절 경축 음악회는 여성 지휘자 김경희의 지휘 아래 제주, 프랑스, 룩셈부르크 관악단으로 꾸려진 제주페스티벌윈드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다. 피날레 곡인 안익태의 '한국환상곡'에서는 청중들이 기립해 애국가를 합창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스페인의 관악 작품 조명,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에 맞춰 아시아에서 초연된 프랑스 쿠드봉윈드오케스트라의 관악 뮤지컬도 관심을 모았다.

올해 초·중·고 음악교과서에 관악제가 소개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에 선정돼 예산 지원을 받는 등 개막 전부터 낭보가 있었다. 조직위는 이번부터 '서울에서 만나는 국제관악제'를 폐지하고 제주 공연에 집중하는 등 2020년 관악제 4반세기를 앞두고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었다. 18개국 136명이 경연을 벌여 유포니움·튜바 1위를 배출하고 베이스트롬본·타악은 1위 없는 2위 수상자를 낸 제주국제관악·타악콩쿠르는 매년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야외 공연장에서 비해 관객수가 열세였던 예년과 달리 마에스트로 콘서트가 마련된 문예회관 등 실내 공연장에도 청중의 발길이 꾸준했다. 이처럼 관악제가 국내 대표 음악축제로 위상을 다져가고 있지만 과제도 있다.

▶23주년 관악제 관람 문화는 제자리=개막 연주회는 화제 만큼 아쉬움도 남겼다. 전문공연장이 아닌데다 객석을 3000석 넘게 늘리면서 일부 좌석은 음향 전달이 제대로 안됐다. 폴란드 목관6중주 앙상블 템페라의 식전 무대는 관람객 통제에 손을 놓았다.

유료 연주회는 또 다시 다음을 기약했다. 우리동네 관악제, 해녀문화 음악회, 해변공연장과 천지연 공연장 등 무료 연주회도 좋지만 그 해 관악제의 성격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은 유료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 1995년 시작돼 20년 넘게 관악제를 치른 도시라면 공연장과 관객 수준도 높아져야 하는데 '공짜 음악회'는 관람 문화를 크게 바꾸지 못했다. 입상자 음악회에서 악장 사이 박수가 잇따르자 이를 삼가해달라는 사회자의 당부가 나올 정도였다. 특히 유료 공연은 지금과 같은 어림짐작 식의 관객 추산이 아니라 청중의 성향과 추이를 파악하고 차기 관악제에 반영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된다.

조직위는 문예회관 인근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옛 신산갤러리를 개조해 사무실로 쓰고 있다. 관악제 역사를 보여주고 상시 관악 프로그램이 개설될 공간은 여전히 부재중이다. 통역, 홍보, 홈페이지 자료 업데이트 등 사무국 인력 역시 보강돼야 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관악 경연', '3대 콩쿠르'라는 관악·타악콩쿠르 관객 개발도 필요해보인다. 객석 일부를 개방해 경연 과정을 공개하고 있는 만큼 이 기간에 학교 교악대, 음악대학생 등에게 살아있는 학습장으로 즐기도록 하자는 점이다. "세계 각국 관악인들이 모여든 판타스틱한 경연"을 입상자만이 아니라 관악 꿈나무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심사위원장인 스티븐 미드 역시 "콩쿠르가 젊은 연주자들에게 영감을 주길 원한다"며 "교통편을 제공하는 등 학생 관람을 독려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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