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디딘 제주관광산업 동향조사 중단 위기

첫발 디딘 제주관광산업 동향조사 중단 위기
제주도의회 상임위서 내년 예산 전액 삭감
국가 승인통계 개발 해놓고 조사 못할 판
  • 입력 : 2018. 12.05(수) 18:33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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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처음 도입된 '제주관광산업 동향조사'가 첫 발을 내딛지마자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5일 제주도의회와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내년도 제주관광산업 동향조사 예산으로 편성된 2억5000만원(공기관 경상적 위탁비)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모두 삭감됐다.

 이 조사는 제주지역 관광산업의 경기동향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호남지방통계청과 제주도,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2016년 맺은 업무 협약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업무 협약 이후 호남지방통계청은 그동안 도내 2200여개 관광 사업체를 대상으로 연간 종사자, 영업일수, 영업실적을 해마다 파악해 관광산업생산지수를 도출하는 연구를 해왔다.

 관광산업지수는 도소매업, 운수업, 숙박 및 음식점업, 임대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등 56개 업종별로 각각 산출되며, 상품가격이 반영된 실질지수와 가격변동에 상관없이 업종별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불변가격지수로 나뉘어 개발된다. 관광산업의 개별 업종별로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로 지역 관광산업에 대한 국가 승인 통계가 처음 개발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3년여의 연구 끝에 도출된 관광산업생산지수와 관광산업 동향 조사 결과는 오는 21일 발표된다. 내년부터는 제주관광공사가 통계청에서 개발한 모델을 갖고 연간 단위로 하던 관광 사업체 동향 조사를 분기 단위로 확장할 예정이다. 관광산업생산지수가 개발된 이후부턴 조사 주체는 통계청에서 관광공사로 바뀌고 조사 주기는 연간 1회에서 4회로 변경되는 것이다. 그러나 예산이 모두 삭감되면서 국가 승인 통계만 개발해놓고 이듬해부턴 조사가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2200개 관광사업체를 조사하려면 일일이 업체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측은 예산이 통과되면 분기별로 조사원 11명을 채용해 동향을 파악하려 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공사 내 연구조사센터의 인력은 센터장을 포함해 5명 뿐인데 이 인력 갖고는 2200개 업체를 조사할 수 없다"면서 "예산이 최종 삭감되면 내년부터 관광산업 동향 조사는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 삭감은 제주도가 주도해야 할 사업을 그동안 공기관에 위탁해 온 관행을 깨야한다는 주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도의회 관계자는 "삭감된 예산은 (다른 사업 쪽으로 돌린 게 아니라) 관광진흥기금 예치금으로 들어갔다"면서 "기금은 20% 범위 내에선 의회 승인 없이도 기금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는 조건으로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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