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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소감·심사평] 김변호 '리셋'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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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당선소감] 끝이 안보였던 짝사랑 끝내고 새 사랑

당선자 김변호

끝이 보이지 않는 짝사랑이었다. 상대는 완강했고 난 오랫동안 아파했다. 퇴근 후면 카페 구석에 앉아 혼자서 농밀한 '밀당'을 했고 제풀에 지쳐나갔다. 식욕 부진에 몸에선 열이 나고 식은땀이 흘렀지만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산이 변할 때쯤엔 내 심장이 얼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여전히 마음을 짓누르는 알 수 없는 체증을 안은 채, 난 이 오랜 짝사랑을 그만 끝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간절함 5년, 열패감 5년, 거기에 상실감 몇 년을 듬뿍 얹은 후였다. 그리고 마지막 편지를 부쳤다. 전처럼 응답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모든 걸 내려놓았을 때, 투고조차 잊어버리고 있을 때, 답장이 날아왔다. 까만 밤 새하얀 함박눈처럼 내려왔다. 심장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겨울의 끝자락에 다시 시작된 연애. 앞으로 어떤 사랑을 해 나갈지 아직은 잘 모른다. 두려움, 걱정이 앞선다.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여년보다 더 큰 상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 마음으로 새 사랑을 시작해 보려 한다. 서두르지 않되, 멈추지 않되, 천천히, 진심을 담아……'리셋'은 세상의 구원이다.

채희문 선생님, 이세은 선생님 감사합니다.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가족들 사랑합니다. 병상에서 사투중인 처제, 조금만 더 힘내주길. 한결같이 믿어준 눈빛들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손잡아주신 한라일보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973년생 ▷한양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 졸업 ▷현 스포츠조선 편집팀 차장

[심사평] 소모되는 인생들 날카로운 서사로 포착

평론가 김동윤, 소설가 김재영

올해의 한라일보 신춘문예는 예년보다 훨씬 많은 작품이 응모되었다. 문단 내의 갈등과 문학 시장의 위축을 염려하던 터라 자못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209편의 작품 중에서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아홉 편이었다. 변화된 시대의 문제의식과 새로운 미적 주체가 출현하기를 기대하면서 한 편 한 편 신중하게 읽어나갔다.

제주라는 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아마도 지역에서 살고 있는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섬의 자연과 역사가 충분히 서사예술로 표현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리라. 하나 지역적 특성이 보편성을 획득하는 수작은 보이지 않았다. 제주 굿을 소재로 한 '영귤소리'는 기대와 달리 굿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 아쉬웠다.

'그 모녀의 방식'은 성매매 여성의 고착된 성 의식을 엿볼 수 있어 사회학적 흥미를 끌었지만, 개선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이 별다른 반전 없이 계속될 뿐이었다. 과도하고 거친 성적 표현은 예술적 품격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비호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다만 작가로서의 역량은 충분히 엿보였다.

'애도증후군'은 애도의 실체가 막연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었다. 전반부에서는 감각적인 묘사가 주목되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두서없는 넋두리처럼 느껴졌다. 소설은 미적 추구와 함께 서사적, 언어적 논리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논리적 비약이 설득력을 잃게 했다.

'리셋'은 창작 기법에서 투박하고 거친 면이 있지만, 적자생존의 논리 속에 소모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날카로운 서사로 포착했다. 초반부의 지나치게 설명적인 서술이 다소 불편했으나 뒤로 갈수록 표현이 살아나고 서사의 힘도 돋보였다.

심사위원단은 '리셋'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신인이 가져야할 새로운 문제의식과 고유한 사유 능력, 그리고 서사를 끌어가는 힘을 높이 샀다.

부디 뚝심 있는 기질과 문학적 잠재력을 기반으로 역량 있는 작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동시대의 문제와 인간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루는 훌륭한 작품으로 한국문학을 빛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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