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지켜야

[열린마당]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지켜야
  • 입력 : 2019. 01.15(화) 00:00
  • 김경섭 수습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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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중학교 2학년 학생 김주희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험 준비를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내 갈길 걱정만 해 왔었다. '어른들이 잘 하고 있겠지'하고 말이다.

하지만 몇 주 전, 제주의 현실에 눈을 뜨고 바로 마주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내가 생각해온 것에 대해, 이곳에 대해 극도의 배신감과 회의감을 느꼈다. '자연과 공존하는 청정 제주, 평화의 섬 제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관광사업을 하는 제주는 그 슬로건을 깨부수고 있었다. 왜 난 내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현실을 이제야 알았을까, 왜 아무도 이런 현실을 알려주지 않았을까. 앞으로 이 현실을 살아갈 사람들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우리 학생들인데.

제주에서 살아온 15년간 제2공항 문제는 정말로 이름만 들어본 작은 일이었다. 왜 제주도는 추진하지 못해 안달인지, 왜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막는지 이해가 안됐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제2공항을 공부하면서 너무나도 짜증났다. 자주 독립국가는 외세에 흔들리고 있었고,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나온 분은 똑똑한 머리로 공항의 필요성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건설을 외치고 있었고, 도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도지사는 도민의 소리를 무시하고 있었고, '도민'이라는 어른들은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 보였다. 전 과정은 태클을 걸어야할 것 투성이었다. 제2공항이 지어진 후의 미래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도민의 일꾼 아저씨는 우리에게 무슨 원한이 있어 이런 짜증나는 현실을 안겨주려는걸까. 학교는 왜 세상을 살아갈 학생들에게 세상을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일까. 우리를 그저 잘 배운 멍청이로 만드려는 것일까, 정치인들의 개돼지로 만드려 한 것일까?

모두가 현실을 바르게 배우고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지켜야 한다. 어른들을 더이상 동경하지 않고 청소년인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이 글을 읽는 친구들이 세상을 향해 눈 뜨길 소망한다.

<김주희 탐라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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