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 늘고 수익 악화 '진퇴양난' 빠진 제주광어 산업

폐사 늘고 수익 악화 '진퇴양난' 빠진 제주광어 산업
지난해 폐사량 역대 최대… 소비 비중 역대 최소
생산비 갈수록 늘고 소비 부진 채산성 악화일로
  • 입력 : 2019. 03.14(목) 18:13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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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광어 산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에 의한 광어 폐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초부터 치어보다 비싼 중간 육성어(어느 정도 자란 광어)를 들여오는 양식장이 늘어나는 등 생산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는 부진해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골자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이 내놓은 '제주광어 산업 진단 및 혁신방안'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도내 양식장에서 8972t에 달하는 광어가 폐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내 광어 양식장이 359곳(지난해 12월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양식장 1곳마다 평균적으로 24t 가량 폐사한 것이다.

 광어 폐사량은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연구원 측에 따르면 2015년 6789t이었던 광어 폐사량은 이듬해 8389t으로 1년 만에 1600t이 늘었다. 2017년에도 8378t의 폐사량을 기록했다. 연구원 측는 광어가 대부분 여윔증상을 보인 후 폐사했다며 이 증상의 원인 요인을 확인해 현재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어 폐사는 생산비 증가로 이어졌다. 연구원 측에 따르면 가격이 치어보다 비싼 중간 육성어를 입식하는 양식장이 지난한해 사이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치어를 키우다 폐사로 인한 손해를 볼 바에는 차라리 가격이 치어보다 마리당 700~800원 비싸도 상대적으로 질병에 강한 중간 육성어부터 키운다는 것이다. 특히 지하 해수가 없어 여름철 고수온에 취약한 서부지역 양식장에서 중간 육성어 입식 비율이 높았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생산비는 늘었음에도 소비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도매시장 횟감용 어류 공급량(12만4032t) 가운데 광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8.3%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연구원 측은 횟집 향을 파악한 결과 식중독 사고 발생 우려에 대한 염려로 제주산 광어 취급을 꺼리는 곳이 많았으며 광어에 대한 항생제 사용 흔적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도 실추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쟁 어종인 연어는 파스타, 스테이크 등 '연어 전문점' 형태로 변화를 꾀하며 그 수도 늘고 있지만 광어는 일반 횟집에서 회로 소비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 측은 이 같은 실태를 근거로 제주 광어산업 혁신하려면 광어품질제 도입, 생산비 절감형 양식 시스템 개발, 활어회에서 탈피한 시장 개척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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