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종민 '열흘간의 주전'

LG 양종민 '열흘간의 주전'
김민성 합류 전까지 보장받은 '시한부 주전'
부담감 딛고 SK전서 시즌 첫 안타 작렬
  • 입력 : 2019. 03.27(수) 08:48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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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2회 초 무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LG 유강남의 2루타 때 1루 주자 양종민이 홈으로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의 주전 3루수는 양종민(29)이다.

 단, 기간이 정해져 있다. 비시즌에 거액을 들여 영입한 김민성(31)이 컨디션을 회복해 1군에 복귀할 때까지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3루는 양종민을 주전으로 투입하다 김민성에게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성은 이르면 4월 초 1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양종민이 선발 출전을 보장받은 기간은 열흘 정도다.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양종민에겐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양종민은 지난 10년 동안 지독한 무명 생활을 겪었다.

 롯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양종민은 2014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고, 지난 시즌을 마친 뒤엔 두산에서 방출됐다.

 군대도 상무와 경찰청 입대 시험에서 연거푸 낙방해 현역으로 다녀왔다.

 양종민은 은퇴 위기에서 극적으로 LG와 계약을 맺었다.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양종민은 "기회를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라며 "내 인생에 다시 못 올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종민은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 전날 밤잠을 설쳤다. 개막전 당일엔가슴이 두근거려 혼났다.

 그는 "부끄럽지만, 개막전에 선발로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떨렸다"고 말했다.

 양종민의 개막전 성적은 2타수 무안타.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이튿날 KIA와 2차전 성적은 더 나빴다. 4타수 무안타에 시달렸다.

 열흘 안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양종민의 어깨를 짓눌렀다.

 이런 양종민에게 가장 큰 힘이 돼 준 사람은 다름아닌 곧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김민성이었다.

 김민성은 양종민의 덕수고 2년 선배다. 양종민이 덕수고 야구부에 들어왔을 때 김민성은 주장이었다.

 양종민은 "(김)민성 형은 많은 것을 알려주고 힘이 돼 준 선배"라며 "개막전을 앞두고 (김)민성이형이 전화로 힘을 내라고 응원해주더라.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민성이형이 오면 내 자리를 내줘야 하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매 타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6타수 무안타에 시달리던 양종민은 26일 SK와 경기 0-1로 뒤지던 2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브록 다익손과 만났다.

 그는 1구 볼을 잘 골라냈지만, 시속 126㎞ 커브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공과 스윙 궤적의 차이가 컸다. 양종민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양종민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3구째 143㎞ 낮은 직구를 감각적인 어퍼 스윙으로 걷어 올렸다.

 공은 깨끗한 궤적을 그리며 좌중간을 갈랐다.

 이를 악물고 달린 양종민은 2루에 안착한 뒤 홈을 밟은 선행주자 박용택을 바라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올 시즌 첫 안타이자 개인 통산 4번째 2루타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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