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로 치과갔더니… "교정하세요"

충치로 치과갔더니… "교정하세요"
제주도내 일부 치과 코디네이터 고용해 영업 혈안
실적 위주로 운영되면서 불필요한 치료 증가 지적
  • 입력 : 2019. 04.10(수) 16:55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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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충치 때문에 제주시내 치과를 찾은 A(40·여)씨는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제주에서는 드물게 큰 규모로 개업한 치과라 기대감이 높았지만 치료가 아닌 '영업'에 가까운 행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해당 치과는 충치 원인 및 치료 과정을 의사가 아닌 '코디네이터'가 설명하게 했고, 치료를 시작하려면 약 5만원의 '예약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특히 코디네이터는 "치아가 고르지 못해 교정을 받아야 한다"는 영업성 설명에만 열을 올린 반면 정작 충치에 대해서는 "치료비가 얼마 정도 나올 것"이라는 얘기만 했다.

 A씨는 "아픈 사람에게 설명도 제대로 안할 뿐더러 충치와 상관없는 교정을 권유해 황당했다"면서 "당시에는 통증 때문에 예약금을 지불해 치료를 결정했지만, 이후 예약시간에 맞춰 치과를 찾아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정 권유에 대해서는 "다른 치과에 문의를 했더니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라면 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잇몸 질환으로 제주시내 또 다른 대형 치과를 방문한 김모(31)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의사는 김씨의 입 안을 살짝 들여다 보더니 "발치가 필요하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고, 코디네이터가 예약금 요구와 함께 발치에 따른 수 백만원의 임플란트 비용을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김씨는 진료를 거부하고 규모가 작은 치과를 찾아 "어금니 균열 때문에 세균이 잇몸까지 침투해 발치가 불가피 하고, 임플란트 문제는 발치 경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씨는 "환자가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취급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최소한 치료 경위나 발치 원인은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도내 한 치과 전문의는 "최근 월급제 의사를 고용해 치료가 아닌 실적 위주로 운영을 하는 치과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월급제 의사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불필요한 치료 및 영업을 환자에게 진행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의는 "충치 등 단순한 치료는 가까운 동네 치과에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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