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0주년/ '요망진 제주사람'을 만난다] (2)장수찬 웹툰 작가

[창간30주년/ '요망진 제주사람'을 만난다] (2)장수찬 웹툰 작가
"취미로 그리던 만화… 작가의 길 걷게 됐죠"
  • 입력 : 2019. 04.22(월) 00:00
  • 부미현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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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주저 않고 새 인생 도전… 제주인 저력 알린다
한라일보 창간 30주년을 맞아 '요망진('야무지다'의 제주어 표현)' 제주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인의 저력과 가능성을 찾아보는 인터뷰를 마련했다.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며 살아온 이들을 소개한다. 패기와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 제주인처럼 한라일보도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역사 그리는 만화가로
웹툰 엮어 책도 펴내


장수찬 웹툰작가(41·사진)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웹툰' 만화가다.

웹툰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만화의 영역이다. 장 작가는 80~90년대 인기 만화 '맹꽁이 서당' 윤승운 화백의 화풍을 닮은 그림에다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낸 '장수찬의 역사툰'으로 누적조회수 50만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장 작가는 제주시 애월읍이 고향인 아버지와 제주시 남문통이 고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직업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생활해 육지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역사툰을 그리는 작가답게 그는 "제 조상이 제주에 300년 넘게 터를 잡고 살았으니 저는 당연히 제주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장 작가는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으며,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다 잠깐 직장생활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직업군인이셨던 아버지가 퇴직하면서 고향 제주로 이주했고, 저도 함께 제주에서 지냈습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 대학원을 진학하고 싶었는데, 주변 권유로 공무원 시험도 준비해봤지요. 또 도내 일간지에 잠시 몸담기도 했었고요. 결국 웹툰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네요"(웃음)

취미로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던 웹툰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2년 전쯤이다. 이를 눈여겨 본 인터넷 신문사가 그의 웹툰을 연재하면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요즘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은 작가들의 경우 출판계의 러브콜을 받는데 그 역시 웹툰을 엮어 책도 냈다. 그의 롤모델인 '맹꽁이서당' 윤승운 화백은 그의 책을 응원하며 추천사도 기꺼이 써 주었다.

어렸을 때 가족들과 관사 생활을 한 그는 친구와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아 역사도서와 만화책 읽기,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삼았다. 취미는 그를 주목받은 웹툰 작가로 만드는 자산이 됐다.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는 한자였는데 교장선생님이셨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과거 전통을 많이 고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장손이어서 어렸을 때 제사 때 쓰는 '지방'도 많이 써봤는데 그러면서 한자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역사를 공부하는 재미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그는 웹툰 작업을 하면서 고서와 역사 논문읽기,한자 공부에 더 매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학술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국회도서관은 그의 보물창고다.

웹툰은 과거 만화책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트랜드에 민감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독자들의 반응도 잘 챙겨봐야 한다. 역사웹툰이지만 내용 이곳 저곳에 요즘 10대 감성도 불어넣고, 한 회 한 회 올릴 때마다 댓글을 달아주는 독자들과의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가 역사 웹툰을 게재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젊은 세대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처음 웹툰을 올렸을 때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구요. 보통 역사라고 하면 고리타분 하다고 생각하는데 젊은층이 의외로 관심이 많았고, 거기에 윤승운 작가님 화풍으로 그리니 요즘 복고풍 유행에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는 얼마 전에는 모 대학교에서 역사 관련 강의도 진행했다. 인터넷 매체에 연재했던 웹툰을 본 이 대학의 역사 학자가 강연을 요청한 것. 그는 연재할 때 일주일에 60컷을 그리는 일이 매우 고된 작업이라면서도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기본 지식인 역사 분야를 대학원에서 더 공부하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그의 꿈을 위한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가족은 제 웹툰 독자이자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웹툰 작가로 인기도 얻고 책도 출판했는데요. 재료가 다 떨어지는 그날까지 계속 연재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도 지켜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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