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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애의 한라칼럼] 중독 측면에서 본 수용과 회피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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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어려운 일을 경험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대부분 별로 없다.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가혹한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든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든 이를 통해 수용하는 힘을 갖게 된다. 그래서 수용은 고통스런 일들이 지나간 후 타산지석, 반면교사가 되어 차분하게 찾아오는 유연함일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고통과 축복의 양면을 가진 채 태어나므로 사는 동안 기쁨과 고통, 갖가지 갈등의 연속일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다 삶이 무르익어 갈등에 무감각해질 때 쯤 우리는 다시 신의 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미완성 상태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인간의 삶을 이렇게 본다면 수용은 미완성인 나를 인정하고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겸손함인 것이다.

우리의 삶속에서 고통을 만났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수용과 회피를 더 들여다보면, 예를 들어 누군가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느꼈을 때 그것이 사실이라도 그걸 개개인이 알아차리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굉장히 많이 달라진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르면 똑같은 지식과 정보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것도 달라지게된다. 공평하지 않다는 게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해도 그걸 포기나 체념이 아닌 수용으로 받아들이고 나서야 어떠한 노력이든 집착에 헛되이 낭비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위해 발휘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술, 도박, 마약을 선택할 수도 있다. 중독의 원인이 고통이나 결핍을 피하기 위한 경우 선택한 그 대상을 반복하게 되어 나타난 증상이 '중독'이라 할 수 있는데 '중독'의 핵심문제는 '병리적 의존 관계'이다.

심리학자인 로버트 피어슨(Robert Firestone)은 "인간이 자신의 감정적인 필요가 충족되지 못할 때면 다른 사람이나 어떤 경험, 소속 혹은 특정한 물건 등과 자기사이에 그런 유착관계가 존재할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방어하기 위한 환상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은 단지 착각일 뿐이며 사실은 사막의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환상적 유착 가운데 대표적인 증상을 가리켜 '동반 의존성(Co- dependence)'이라 부르며 이것을 일종의 중독 상태로 분류, "자신의 실체를 잃어버린 상태"라고 설명 한다. 결국 고통을 감수하는 '수용'은 참으로 아픈 것이지만 온전히 자신의 성장을 위해 발휘되는 반면 술, 도박, 마약을 활용해 고통을 피하는 '회피'를 선택한다면 이는 집착에 헛되이 낭비될 뿐 아니라 자신의 실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의 전문가는 자기 자신이다. 문제에 놓인 자신을 파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상담전문가인데 안타깝게도 자신의 실체를 잃어버릴 만큼 심한 중독 상태에서는 이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수용'보다 '회피' 대상을 찾은 그 댓가가 너무나 가혹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몸과 마음이 너무 쉽고 편한 것들에 길들여져 고통스런 수용을 멀리하고 쉬운 회피를 선택하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부정적인 중독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정애 제주상담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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