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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은수의 한라칼럼] 수락석출 (水落石出)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6.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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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 신종(神宗) 때 왕안석의 신법(新法)이 시행되자, 구법당(舊法黨)에 속한 소동파는 호북성(湖北省) 황주(黃州)로 좌천되었다. 그는 틈나는 대로 주변의 명승지를 유람하였는데 늦가을이 되어 다시 찾은 적벽(赤壁)의 경관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고 지은 '후적벽부(後赤壁賦)'에 나오는 대목으로 물이 줄어들어 돌이 드러나는 것처럼 어떤 일의 흑막이 걷히고 진상이 드러나는 것을 비유하는 성어이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는 말 그대로 특별자치도이기 때문에 관련 법률에 의거에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어 육지부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제주자치도 스스로가 결정·집행할 수 있는 각종 인허가 권한들이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되면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행정작용의 권한은 막강해지고 이른바 '제왕적 도지사'의 출현도 가능해진 것이다.

원희룡 도정 1기에 이어 2기가 들어선 현재까지도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정책들이 오락가락하며 논란과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 팜파스 종합휴양관광단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사업,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 등 대부분의 사업이 중도에 제동이 걸리거나 새로운 규제에 막혀 중단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투자유치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중에 많은 논란과 관심이 되었던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과거 수차례 개발이 중단된 사업부지에 새로이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7년 6월 경 환경영향평가협의내용에 대해 도의회 환경도시위 심사 중이던 당시에 제주자치도가 기자회견을 통해 도의회로부터 오라관광단지에 대한 자본검증 요청이 있었고 이에 따라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본검증위원회를 통해 여론을 의식한 듯 총사업비 중 분양수익을 제외한 자기자본의 10% 약 3373억원을 2019년 6월 말까지 제주자치도 지정계좌로 예치를 요청하는 결정을 내렸다. 1년 9개월(총 3년 11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결과물인 것이다. 제주자치도청 1층 로비 투자유치과 사무실 입구에 사인보드가 걸려 있는데 거기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및 내·외국인 투자 동일지원', '대규모 개발사업 인허가 처리기간 대폭 단축: 22개월→10개월'이란 내용이다. 1년 9개월이면 대규모 개발사업을 2번이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임에도 3373억원을 예치하라는 조건 하나로 오라관광단지 사업자는 1년 9개월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승인이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돈부터 예치하라는 이해할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한 것이다.

행정행위는 그 절차에 있어 투명성과 신뢰성이 기본 원칙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거 법령에도 없는 억지 조건을 만들면서까지 개발사업을 지체 시키거나 제동을 거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정은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갖가지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투자자뿐만 아니라 도민들조차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행정의 신뢰 하락은 해외든 국내든 투자기피를 불러올 것이며, 그 결과 악화되어가는 제주 경제를 더욱 악화시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들이 떠안게 될 것임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선은수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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