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사지 불명 558기… 뒷짐 진 국방부

제주 전사지 불명 558기… 뒷짐 진 국방부
지난 1월 '정보 확인 공문' 보냈지만 5달째 묵묵부답
비석엔 'OO지구' 표기… 정비계획 보훈청 발만 동동
"자체 조사로 40기만 확인한 상황 국방부 도움 절실"
  • 입력 : 2019. 06.24(월) 17:23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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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전사지(戰死地) 불명'으로 남아 있는 참전용사 500여명의 비석을 정비하기 위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국방부의 비협조로 답보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24일 제주도보훈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도내 16개 충혼묘지에 안치된 참전용사 3200기 가운데 558기(제주시 406기·서귀포시 152기)는 전사지가 불명확해 'OO지구'로 사망 장소가 표기됐다.

 이에 제주도보훈청은 지난 1월 국방부에 OO지구로 표기된 묘비 558기에 대한 '정보 확인 요청 공문'을 보내는 한편 예산을 확보해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6·25전쟁 69주년을 맞은 현재까지도 국방부의 답변은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급한대로 제주도보훈청은 참전용사 유족을 상대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망 장소가 확인된 비석은 40여기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보훈청 관계자는 "정비 계획을 세웠지만 국방부에서 답변이 오지 않아 실질적인 추진은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선 제주시지역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전사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참전용사가 어디에서 전사했는지 쉽게 알 수 있음에도 국방부가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3월 20일 제주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용사 유해발굴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70대 참전용사 유족은 아버지가 OO지구에서 전사했다는 '전사 확인증'을 국방부 관계자에게 보여주자 곧바로 전사 장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OO지구로 표기된 아버지의 전사지를 직접 알아내 묘비를 수정한 이수남(81)씨는 "참전용사는 물론 유족들 마저도 고령인 상황에서 직접 전사 장소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에 대해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대해 국방부에 문의를 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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