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경의 문화광장] 이 시대의 영웅은 어떤 사람인가?

[노미경의 문화광장] 이 시대의 영웅은 어떤 사람인가?
  • 입력 : 2019. 07.02(화)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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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웅이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어떤 인물이 영웅인가라는 기준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확고한 영웅이었다가도 입장에 따라 이미지가 격하되거나 시간이 지나 또다시 재 격상되기도 하는 것이 시대별 영웅상이다.

영웅은 남다른 용기와 재능, 지혜로 보통 사람들이 해내지 못하는 것을 해내는 비범한 사람을 뜻한다. 참혹하고 사납지만 용맹스러운 효웅과 간사하지만 꾀가 많아 계략을 잘 내는 간웅도 영웅을 포괄한다. 따라서 그 풍기는 특유의 느낌과 영광스러운 기백은 찬연하게 빛을 발산하나 파멸, 고뇌, 비참한 죽음 또한 그 영웅의 찬란한 업적이 된다.

중국 여전사 화목란(花木蘭), 영화 속 '뮬란'은 감동적이다.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북방 이민족과의 전쟁에 참가해 나라를 구했다는 중국판 잔다르크 영웅서사이다. 6세기경 북조 시대의 서사시인 '목란사(木蘭辭)'에 처음 등장하며 뮬란은 고대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 영웅으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며 스스로 남성 중심의 사회에 편입됨으로써 전통적인 가치관을 거부했다. 남자들과 똑같이 훈련받고 자신의 능력으로 곤경에 처한 부대를 구하고 황제를 구출하는 등 지적 능력을 발휘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 독립심과 자의식이 강한 여성이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달프고 목숨을 내건 전쟁이었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가문을 일으키고 사랑도 얻게 되었다면 이 정도면 정말 영웅이 아닌가. 디즈니의 여성 영웅 캐릭터의 변화가 왔다. 수동적인 묘사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 '뮬란', 동양을 배경으로 시도한 최초의 여성 영웅 캐릭터이다.

너는 관대하냐? 나는 스파르타다!!

"영예를 향해… 영광을 향해…"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을 배경으로 그리스의 도시국가 스파르타가 페르시아 군대에 맞서 싸우는 역사적 팩트가 작품의 주요한 모티브다. 하지만, 작품은 전쟁이 지니는 의미나 국가 간 역학관계 등 거시적 관점보다는 전쟁에 참여했던 전사들과 특히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의 전설적인 영웅의 용맹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 주는 피폐함이나 이름 없이 쓰러져간 수많은 이들의 희생정신과 같은 의미보다는 영웅으로 명명될 수 있는 전사들의 용맹스러움을 펼쳐보였다. 레오니다스 한 명으로부터 시작된 스파르타는 삼백 명의 전사 모두가 각각 스파르타가 되고 그들이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다시 전설로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영예로운 전투 참여로 시작하여 최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전설이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묘사된 스파르타의 영웅 300은 영화 속 시나리오를 통해 다시 한 번 만나게 된다.

우리는 늘 갈망한다. 누군가 국가를 위해 통쾌한 승리를 보여주기를 바라며 현대의 영웅을 찾고 있는 듯하다. 현재 떠오르는 그 위대한 영웅은 누구이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정의로움 속에 파장이 생기고 그 파장 속에 영웅은 항상 솟는 법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속에 간웅도 효웅도 적절하게 잘 나타나면 되지 않을까?

이제 하나의 목소리를 가진 전쟁이 새로운 영웅을 낳을 것이다.

<노미경 한국스토리텔링작가협회 제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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