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출향민 삶의 궤적은 제주발전의 중심축

[열린마당] 출향민 삶의 궤적은 제주발전의 중심축
  • 입력 : 2019. 07.04(목)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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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떵 살아 졈수과? 그간 고생들 많았지예. 너무 늦게 어르신들을 뵈러 온 것 같아 정말 죄송허우다"

군살이 박힌 억센 손들이 제손을 맞 잡으며 웃음 짓는 어르신 들의 눈가가 촉촉하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들이다.

본 의원은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정자문위원들과 직무연찬차 이틀간 부산·경남 일원을 찾았다.

일부러 부산·영남권 재외도민들을 만났다. 어르신들이 고향 발전을 위해 음으로 양으로 애써왔음에 조금이라도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다. 정말 출향 어르신들의 삶은 고난 그 자체였음을 잘안다. 깊게 패인 주름살, 거친 손마디, 계단 오르는데 편치 않은 몸놀림이 그 방증이다. 마음이 먹먹하고 아려 왔다.

정겨운 제주사투리로 하는 소통이 편한 어르신들은 고향에서 온 손자 맞듯 본 의원 일행을 반겨 주었다. 낯선 타향에서도 제주인임을 잃지 않은 그들. 제주를 그리며 제주다움을 마음 깊숙이 간직한 어르신들. 제주인으로 영원히 살아감을 행복해 하시는 출향민들. 수구초심(首丘初心)을 한번도 놓지 않으신 어르신들에게 무한한 고마움과 박수를 보낸다.

일상으로 돌아와 제 스스로 출향민을 생각해봤다. 부끄러움 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방문과 만남이 좋은 '침'이 됐다는 점이다.

의회 그리고 본 의원 차원서 여러 첫 걸음들을 뗄려고 한다. 우선 제주발전사에 재외도민들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 할 것이다. 기록화 작업을 어르신들이 더 늙기 전에 서두르겠다. 재일 제주인 1·2세대와 출향 해녀 어르신들의 고향방문 사업 확대를 꾀하겠다. 자라나는 후세대들에게 제주인으로의 뿌리찾기 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다.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제주의 존재감, 출향민의 존재감을 살려 나가야 것도 잊지 않겠다.

늦었지만 첫 돌을 놓는다면 이미 절반의 성공 아닌가.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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