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악취로 제주 이미지 훼손 안된다

[사설]악취로 제주 이미지 훼손 안된다
  • 입력 : 2019. 08.05(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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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과 지척인 성산항에서 최근 악취 소동이 있었습니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성산일출봉이 가깝고, 섬속의 섬 우도를 오가는 도항선이 접안하는 성산항은 연중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라 악취는 제주관광에 대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성산항 악취의 원인은 가축분퇴비로, 도내 한 하역사에서 6~8월에 월 12차례 전남 녹동항서 선적해 성산항을 통해 하루 150t정도가 반입돼 도내 월동무 재배농가에 다음날까지 공급돼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하순 태풍 '다나스'가 제주에 내습할 당시에는 비에 젖은 퇴비가 성산항 야적장에 3일간 쌓여있으면서 빗물과 함께 퇴비 일부가 PP마대에서 빠져나와 평소보다 심한 악취와 함께 일부는 바다로 유입됐다는 게 지역주민들의 설명입니다.

퇴비의 성산항 반입 상황에 비춰볼 때 악취는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포장없이 퇴비를 1t 크기의 PP마대에 담아 운반한데다, 성산항 야적장에서 하룻밤을 쌓아뒀다 농가로 운반됐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상황이 몇 년 전부터 성산항에서 계속돼 왔지만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본지 보도가 나가고 나서야 하역사와 대책회의를 열어 악취 저감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역사측에 태풍이나 비날씨 때는 녹동항에서 퇴비를 선적하지 않고, 성산항 야적장에 퇴비를 하룻밤 이상 쌓아둬야 할 경우에는 하역사 소유의 별도 야적장으로 즉시 운반토록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근본대책으론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닭·돼지·소의 분뇨를 원료로 만든 퇴비인데다 일기예보가 빗나가는 경우도 적잖은만큼 퇴비를 담는 PP마대 안에 내피용 비닐로 이중포장하는 조치를 점진적 시행이 아닌 당장 서둘러야 합니다. 설레야 할 제주여행길에서 만난 악취는 두고두고 제주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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