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7)안덕쓰레기매립장~영아리오름~습지~임도~숲길~돌오름~임도~색달천~임도~서귀포쓰레기매립장

[2019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7)안덕쓰레기매립장~영아리오름~습지~임도~숲길~돌오름~임도~색달천~임도~서귀포쓰레기매립장
무더위 날리는 여름비… 숲에 운치를 더하다
  • 입력 : 2019. 08.06(화)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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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리습지. 사진=강희만 기자

오색빛 거미줄에 맺힌 이슬
내리는 비에 짙어지는 녹음
신비로움 뽐내는 영아리습지
형형색색 핀 산수국의 향연
돌오름 경관에 탄성이 절로


사람들은 시간에 쫓기며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 저마다의 이유로 쉼 없이 달려왔기에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피로함을 위로받고 싶어 한다. 우리 함께 숲길을 걸으며 잠시만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지난달 27일 올해 일곱 번째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에코투어는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있는 안덕쓰레기매립장에서 출발해 영아리오름~습지~임도~숲길~돌오름~임도~색달천~임도~서귀포쓰레기매립장 인근까지 이어지는 코스였다.

안덕쓰레기매립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안전요원을 따라 가볍게 몸을 푼 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10여분 걸었을까. 새벽이슬을 머금은 거미줄이 발길을 사로잡았다. 거미줄은 안갯속 엇비스듬히 비친 햇살에 반사돼 찬란한 오색빛깔 선율을 선사했다.

평탄한 길을 지나 오르막길에 올라서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혹시 모를 날씨에 대비해 챙겨온 우비를 꺼내 입었다. 주룩주룩. 숲속에서 만나는 비는 감촉보다 소리로 먼저 다가왔다. 참가자들은 비가 내려도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며 산행하기에 더 좋은 날씨가 됐다고 좋아했다. 여름비는 무더위를 날려주었고 숲을 더 운치 있게 만들었다. 풀 내음은 배가 됐고, 흙과 녹음은 짙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발 650m 영아리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시원스레 펼쳐진 전경에 가슴속까지 훤히 트였다.

거미줄

"영아리오름은 동부권에 습지를 갖고 있는 물영아리오름처럼 기슭에 습지를 안고 있는 오름인데 서부권에 있어 서영아리오름이라고 한다. '영'은 신령하다는 뜻이고 '아리'는 만주어로 산이란 뜻이다." 이날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이 말했다. 그는 이어 "영아리오름에서 큰 바위 2개가 포인트이며 보는 사람에 의해 형제바위 또는 연인바위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코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상에서 20여분 내려오니 오름 중턱에 숨어 있는 영아리습지가 보였다. 비가 내려 호수로 변한 습지는 마치 숨겨진 선녀의 목욕탕처럼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수면 위로 수줍게 얼굴을 내민 수풀의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모두 이곳 풍경을 배경 삼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데 정신이 없었다.

털작은입술잔버섯

바위채송화

이윽고 습지를 벗어나와 내려오는 길. 주변에는 예쁜 산수국이 다양한 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이곳 산수국은 꽃잎이 작고 색이 짙은 게 특징이다.

'돌오름 임도 안내도'에 따라 현 위치를 확인하고 숲길로 향했다. 허리까지 오는 조릿대를 스치고 지나치는 숲길은 정글 같았다. 참가자들은 안개가 있기 때문에 대열에서 멀어지지 말고, 돌 틈은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며 서로를 챙겼다. 숲길을 지나 돌오름 입구로 들어섰다. 돌오름은 경사가 심해 오르는데 힘들었지만 그만큼 오르는 즐거움이 있었다. 힘들 때마다 멈춰 서서 돌아보면 오름의 아름다운 경관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돌오름 정상에 도착하자 이권성 소장은 "돌오름의 유래는 오름 등성이에 돌이 많아서 또는 오름 정상을 한 바퀴 돌 수 있다는 데서 돌오름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안개 낀 숲속을 탐방하는 참가자들.

오름 뒤로 보이는 한라산은 안개로 드리워져 아쉽게도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흐릿한 안갯속에서 보이는 울창한 숲과 여기저기서 들리는 새들의 지저귐이 일상의 피로를 덜어주었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렇게 자연을 만끽하며 7시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제주도 1년살이를 하기 위해 김해에서 내려왔다는 김영삼(60)·송숙희(58) 부부는 "처음으로 에코투어에 참여했는데 만족스러웠다"며 "자연이 잘 보존된 것 같아 놀라웠고 제주의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제주의 가치를 알리는 에코투어가 계속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오는 10일 진행되는 제8차 에코투어는 5·16도로~숲길~백록계곡~웃빌레도~한라산둘레길~숲길~선돌계곡~선돌선원~선덕사~5·16도로 코스를 탐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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